[박승찬 칼럼] 中, 트럼프 vs 바이든 누구를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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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입력 2020-10-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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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겸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미국 대선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 뒤집기를 위해 전력투구에 나섰고, 바이든 후보는 여론조사 우위를 지키기 위해 총력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의 굳히기냐, 2016년 대선처럼 트럼프의 맹추격이 성공하느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전 세계 정치·외교·경제지도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 대선 결과를 가장 관심있게 지켜볼 국가는 아마도 중국일 듯싶다. 필자는 최근 <중국이 꿈꾸는 반격의 기술-THE CHINA> 신간을 출판하고 여러 기관 및 기업초청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청중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바로 ‘시진핑 주석은 미 대선에서 누가 이기길 원할까요’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의 공통점과 다른 점을 살펴봐야 한다.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누가 대통령이 되든 2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 경제회복의 실마리를 대중국 무역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가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로 인한 실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둘째, 미국 내 팽배해져 있는 반중국 정서를 감안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중국 압박정책 기조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이 글로벌 내 미국의 존재감을 훼손시켰고, 중국발 코로나로 인한 미국의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10월 6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의하면, 미국 응답자의 73%가 ‘중국을 호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결과만 보더라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첫째, 중국을 공격하는 방식의 차이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해 독자적으로 중국을 집중 공격했다면, 바이든은 주변 동맹국들과의 연합전선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외교적 접근방식의 차이다. 트럼프는 지난 4년간 세계무역질서를 뒤흔들고, 기후협약·핵확산 억제·감염병 대응 등 대다수의 국제 다자기구에서 탈퇴했고, 동맹국들에 더 많은 군사비 청구서를 요구했다. 반면, 바이든은 국제기구로 다시 회귀하면서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더욱 키워 나가려고 할 것이다. 트럼프와 다른 경제외교 정책 노선을 추구하면서 글로벌 리더로서 명분과 논리에 의한 대중국 연합노선을 형성할 것이다. 셋째, 대중국 통상외교 협상 방식의 차이다. 트럼프는 코로나로 인해 무너진 자존심 회복을 위해 관세 부과, 환율 압박, 기술 및 기업 제재 등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고, 바이든은 강온 전략을 적절히 사용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속내를 꿰뚫고 있어서 협상대응이 수월할 수도 있지만, 바이든이 될 경우 다시 원점부터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다른 관점에서 과연 중국은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길 원할까? 국내외 매체 및 전문가들의 경우,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비록 미·중관계는 더욱 악화되겠지만, 시 주석에게는 정치적 선물이 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중국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데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트럼프의 강력한 중국 제재는 공산당으로 하여금 14억5000만명을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둘째,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 간 관계의 틈이 생겨났고, 그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논리이다. 셋째, 트럼프는 비즈니스 대통령이기 때문에 중국이 경제적 이익만 주면 협상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사실 미·중 무역전쟁 초기인 1~2년 전만 해도 시 주석은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재선되기를 원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는 관점은 지금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이 중국 공산당의 근본 핵심사안을 건드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중관계가 초기 무역금융전쟁에서 기술패권, 영토분쟁, 홍콩·대만 및 신장·위구르 소수민족의 인권 이슈로 확전되면서 중국 공산당의 뿌리까지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과거 역사 속에서 숱한 분리와 독립을 통해 국가가 붕괴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강력한 공산당 리더십을 내세우는 시 주석 입장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협상의 선을 넘은 것이다. 이른바, 중국 공산당이 그어놓은 레드라인을 트럼프가 넘어서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 주석은 바이든이 되길 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민주당 바이든 주변에는 뼛속까지 대중강경론자가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저스톤 등과 같은 트럼프의 대중 강경파 책사들이 바이든 후보 진영에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터 나바로 국장은 미국의 제조업이 중국에 의해 망했다는 를 저술한 대표적 미국 내 반중학자이고,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오하이오주 북동부에 있는 항구도시인 애슈터뷸라가 고향인데, 과거 미국 철강수출항구로 번창했다가 중국의 성장으로 고향이 몰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중국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트럼프의 매파 책사이다. 정치 컨설턴트인 로저스톤도 대중 강경파로 미국 휴스턴 중국영사관 철수가 그의 작품이다. 물론,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과 중국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미·중관계는 예전 적과의 동침 관계로 복원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미국에 맞춰져 있는 굴절된 국내 시각을 좀 더 유연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미·중 간 패권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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