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은행 대손충당금 증가액 글로벌 은행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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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10-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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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대처·양호한 거시환경 덕분

  • 내년 3월 이후 잠재 부실 현실화 가능성…보수적인 배당정책 필요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증가율이 해외 주요은행의 절반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나19 방역 대처와 양호한 거시 환경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내년 3월 이후 잠재적 부실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자본 완충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보수적인 배당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국내외 주요 은행의 대손비용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 주요 100대 은행 가운데 투자은행, 특수은행 등을 제외한 70곳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 6곳의 영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 은행의 올해 상반기 평균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6억4870만 달러로, 전년 동기(16억130만 달러)보다 127.9% 증가했다. 이중 한국과 비슷한 IFRS 회계기준을 쓰는 국가가 다수 포함된 유럽 소재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같은 기간 234.5% 늘었다. 이에 따라 미국 웰스파고, 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스페인 BBVA 등 글로벌 대형 은행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고 흑자를 유지한 은행도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27.3%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국내 주요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억213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권 연구위원은 "IFRS 회계기준에서 대손충당금은 거시 전망 등이 악화해 전반적인 대출채권의 기대 신용손실이 커지거나 연체 등으로 중대한 신용위험이 인식된 경우, 손상된 대출채권 비중이 커질 때 늘어난다"며 "국내 은행 6곳의 대손충당금 증가율이 낮은 것은 해외 주요국보다 코로나19 대응 상황과 거시환경이 양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증가액 대부분은 거시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대출채권의 기대신용손실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데 따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연체가 발생해 늘어난 대손 비용은 많지 않다. 결국 내년 3월로 예정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고 미뤄뒀던 부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대손 비용이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올 상반기 중 국내 6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은 평균 4.2%로 해외 은행(3.3%)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리스크 익스포저가 빠르게 늘면서 잠재 부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권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미리 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용 절감으로 자본 완충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중장기적인 대손 비용 증가 가능성을 배당금 결정에 반영해 충분한 자본 완충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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