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인물]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이토 히로부미 글씨 밝힌 전용기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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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10-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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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은행이 1918년에 발간한 간행물 결정적 증거로 제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재청·한국전통문화대·문화재연구소 등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 본점 화폐박물관(옛 조선은행 본점) 있는 머릿돌(정초석)이 일본 초대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임을 입증하는 사료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 국정감사에서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사적 제280호) 정초석(머릿돌)에 적힌 ‘정초’(定礎)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가 쓴 것임을 밝혀냈다. 전 의원의 질의가 오랜시간 가려져 있었던 역사적 진실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조선은행이 1918년에 발간한 ‘Economic outlines of Chosen and Manchuria’라는 간행물에는 ‘조선은행의 정초석이 Prince Ito(이토 공작)의 친필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 담겨 있으며, 현재 미국의 UC 버클리 도서관이 소장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이토 히로부미 친필’ 지적에도 한국은행과 문화재청은 정초석에 대한 고증과 조치 책임을 서로 미룬 것으로 드러났다. 전 의원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문화재청과 협의했으나 마땅한 고증 방법이 없었다”고 답했고, 문화재청은 “한국은행과 고증에 관해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회신했다.

국정감사를 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줬다. 전 의원은 “정부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미는 동안 아픈 역사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구 조선은행 건물이 국가지정문화재인만큼 문화재청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루빨리 친필 고증을 마치고 이토 친필 정초석은 철거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재청은 국정감사 후 8일 후인 지난 20일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21일 “서체 관련 전문가 3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현지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토의 친필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 정초석에 새겨진 ‘定礎’ 두 글자는 이토 히로부미의 묵적(먹으로 쓴 글씨)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하게 내려쓴 획 등을 종합해 볼 때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의 글씨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확인된 정초석 글씨에 대한 고증결과를 서울시(중구청)와 한국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내부 검토 후 정초석 글씨에 대한 안내판 설치나 ‘정초’ 글 삭제 등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하면 문화재청은 관계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 한국은행 본관은 1907년에 착공, 1909년 정초 후 1912년 조선은행 본점으로 준공된 건축물로, 일제는 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 침탈을 자행했으며, 광복 후 1950년 한국은행 본관이 되었고, 1987년 신관이 건립되면서 현재 화폐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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