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한국 경제, 코로나 백신과 AI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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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경희대China MBA 객원교수
입력 2020-10-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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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프린터만으로 코로나 극복할까?

[전병서 교수]



영웅과 거상(巨商)이 등장할 타이밍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고 해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 화무십일홍이고 권불10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다. 정치인이 역사에 한 줄 족적을 남기는 것은 국민을 얼마나 잘살게 했는가에 달렸다.

훌륭한 정치리더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살기가 없어야 하고 둘째, 탐욕이 없어야 하고 셋째, 공명심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원한을 갚기 위한 복수의 칼만 휘두르면 더 큰 칼을 부른다. 강을 건너면 배는 버리고 화합의 장으로 가지 않으면 육지에서 정착하기는 어렵다. 사공이 버스를 몰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탐욕에 눈이 멀게 되면 대사를 그르친다. 개인이나 속한 무리의 작은 이익에 목숨을 걸면 국가의 큰 이익을 얻지 못한다. 공명심에 눈이 멀어 4-5년의 짧은 임기 내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있게 장식하겠다고 무리수를 두거나 전임자와의 차별화에만 몰두하면 결국 호랑이 그리는 척하다 고양이를 그리다 만다.

역사의 밀물이 들어왔을 때 거기 서 있으면 영웅이 되는 것이지 내가 역사의 밀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정치인들의 착각이다. 난세에 영웅 나고 불황에 거상(巨商) 난다. 코로나19가 만든 100년 만에 온 전대미문의 대불황이다. 누가 나를 감염시킬지 내가 누구를 감염시켜 죽일지 모르는 천하대란의 시대다. 역사 대전환의 밀물이 몰려온 것이다. 영웅과 거상이 대거 등장할 타이밍이다.

기술도 규제도 시장을 못 이긴다

코로나는 인류에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거상(巨商)을 만들고 있다. 미국의 빅 테크(Big Tech) 회사들에 답이 있다. 전 세계 연간 8700만대의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전기차시장은 212만대로 2.4%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전기차시장에서 16.1% 점유율로 겨우 34만대의 자동차를 파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4096억 달러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자동차회사 GM, 폭스바겐, 도요타의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세계 시가총액 순위 12위다. 3485억 달러 수준인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51억 달러나 더 많다.

세상은 지금 자동차를 석유 먹는 기계가 아닌 '바퀴 달린 전자제품', '핸들 없이 운행되는 로봇'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Price Earning Ratio)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꿈 대비 주가가 얼마(Price Dream Ratio)인지를 보는 시대이고, 이런 회사에 투자가들은 돈을 몰아주고 정부는 정책지원을 무지막지하게 하고 있다.

10년 만에 온 대불황, 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영웅은 살아남지 못한다. 혼란의 시대에는 '법보다는 주먹'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시대는 '법보다는 밥'이다. 미국의 대선이 한창이다. 두고 봐야 하겠지만 결국 경제와 방역에서 결판난다. 인류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난세에 테슬라 같은 기업들을 나오게 만들고 성공시키는 킹메이커가 '진짜 정치영웅'이다.

한국은 세상을 변화시킬 빅 테크 회사가 몇이나 될까? 세상을 변화시킬 빅 테크 회사를 만들고 키우는 데서 한국의 미래가, 영웅을 꿈꾸는 한국정치인들의 미래가 달렸다. 돈이 움직이는 시장의 변화를 무섭게 봐야 한다. 돈에는 이념이 없다. 한국에서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규제법안, 참 답답하다. 기술도 규제도 결국 시장을 못 이긴다.

달러 프린터만으로 코로나 극복할까?

한국경제, 코로나와 AI에 달렸다. 코로나에는 강대국도 약소국도 없다. 코로나를 빨리 잡지 못하면 돈을 아무리 풀어도 소용없다. 결국 '격리와 백신 항생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선진국이 개발하면 사다 쓴다는 것은 허망한 기대다. 선진국 자체 수요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최단기에 코로나19를 안정화시킨 한국, 코로나방역 브랜드를 백신과 항생제로 연결하면 대박이다. 팬데믹의 역사를 보면 최소 3년 이상 지속된다. 코로나 검진키트 장사로는 오래 못 간다. 백신과 항생제에 성공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수출 유망품목이 된다.

인류에 대한 바이러스의 침략은 이제 주기적으로 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미국과 중국의 백신과 치료약 개발을 구경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기업과 연구소가 목숨 걸고 백신과 항생제 개발의 장기경쟁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달러 프린터만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거대한 버블이 다가오고 있다. 2001년 닷컴, 2009년 하우징 버블, 2020년 채권 버블이 누적되어 버블이 가을하늘 뭉게구름처럼 커지고 있다. 역사상 처음 겪는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금융시장만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났다. 잭의 콩나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은 도구일 뿐


그러나 금융은 그 자체로는 불임산업이다. 서로 예금대출 주고받기 해서 예대잔고를 무한대로 키운들, 시장 내에서 주식 사고 팔기로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린들 실물로 돈이 투입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는 금융시장 안에서 자금의 공회전일 뿐이다.

지금 땅 위의 모든 것은 공급과잉이다. 코로나가 만든 격리와 칩거로 인한 수요부족이 원인이다. 코로나19가 만든 비대면경제의 꽃은 웨비나와 재택근무다. 한국정부가 그렇게 잡고 싶어하는 부동산 가격,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 자동해결될 수도 있다. 폭등한 서울 아파트 대신 와이파이(WIFI) 잘 터지는 경치 좋은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면 대출해준 금융기관들이 연쇄부도날 수도 있다.

한국정부와 국회는 입으로는 규제 샌드박스를 외치지만 행동은 기업의 창의성을 옭아매는 규제일변도로 달린다. 쏟아지는 법안에 기업은 할 말이 없다. 이젠 세상에 없던 기술과 서비스로 남아도는 물건의 주인을 찾아주는 AI가 답이다. 국민들이 일주일에 '5일 일해서 7일 먹는 라이프'가 아닌 '1일 일하고 7일 먹는 라이프'를 만드는 것이 멋진 정치고, 진정 저녁이 있는 삶이다.

지금 미국이 중국의 틱톡, 위챗, 앤트금융을 제재하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빅데이터와 IP의 전쟁이다. 미국은 막혀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중국은 미국에 들어가 빅데이터를 모으고 IP를 뽑아낼 위험성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은 이젠 도구일 뿐이다.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에서 만들어진 데이터와 IP로 만든 AI가 국가경쟁력이다. 빅데이터와 IP그리고 AI의 전쟁에서 뒤지면 모든 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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