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시대 백화점 생존전략③] 롯데百, 혁신으로 재도약…“MZ세대 체험 공간·명품관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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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0-10-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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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의 매출 1위...출점 전략 펼치며 대중 백화점으로 자리매김

  • 영등포점·노원점도 명품 할인판매...대형점과 차별화한 '명품' 늘린다

  • '경험형 매장'으로 위기 극복...영등포점 시작으로 순차적 리뉴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데일리동방] 오랫동안 매출규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해 왔던 롯데백화점이 '100년 기업'을 꿈꾸며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 총매출은 8조2824억원으로 3사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백화점 점포수는 31곳으로 3사 중 가장 많다. 서울에만 11곳, 일산·분당 등 수도권점이 8곳, 부산본점과 센텀시티점 등 지역 백화점이 13곳이다.
 
1979년 롯데쇼핑센터(現 롯데백화점 본점)로 첫 발을 내딛은 롯데백화점은 투자를 늘리면서 활발한 출점에 나서 왔다. 지역 주요 상권에 자리를 꿰찬 롯데백화점은 '편안함'을 추구하면서 대중과 가까운 백화점으로 자리잡았다. 고급화를 내세운 현대·신세계백화점과 차별화한 행보였다. 

그러나 몸집을 키워 온 대가는 부실 점포 확산으로 이어지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조직 슬림화'는 그룹 차원의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 롯데쇼핑은 총 700여 점포 중 약 30%의 비효율 점포를 올해부터 3년간 정리하겠다고 발표한 뒤, 매장 정리에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대형마트는 하반기 10개 이상 폐점하고 3년간 40~50개를 정리하겠다는 목표다. 백화점 사업도 향후 아웃렛 10개를 추가 폐점할 예정이다.
 
◆ "명품 약한 롯데百" 누명 벗는다...해외 직소싱으로 노원점·영등포점까지 판매 확대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1층 루이비통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은 핵심 지점을 중심으로 백화점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명품 유치에도 힘써 왔다.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딸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는 백화점이 성장기에 있던 2000년대 초반 정유경 신세계 총괄회장과 명품 브랜드 유치전을 펼쳤다. 어머니 대(신영자VS이명희)를 이어 딸들의 '유통 전쟁'이 펼쳐진 셈이다. 
 
2002년 롯데백화점 해외명품 1팀장을 맡아 명품 사업에 뛰어든 장 전무는 지난 2005년 명품관 '에비뉴엘' 개관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관 당시 입점한 브랜드는 96개로 당시 한국 소비자에게 생소한 이름의 브랜드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어 지난 2014년에는 롯데월드몰을 개장하면서 세계 3대 명품 브랜드인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를 유치했다. 이들 브랜드가 입점한 잠실점은 상반기 5118억원의 매출을 내며 국내 실적 상위 20개 백화점 점포 중 4위에 자리매김했다. 명품관에 까르띠에 등이 입점한 롯데 본점은 상반기 매출 6820억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핵심점에 명품을 집중하면서 경쟁사와 비교해 명품이 약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본점·잠실점 등 핵심 점포를 제외한 지점에도 명품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11월 15일까지 롯데온과 백화점·아웃렛 주요 5개점은 명품 편집숍 '롯데탑스(롯데TOPS)'의 해외 병행수입 브랜드를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코로나19로 미국·유럽 등지에서 판로가 막힌 명품을 직매입하면서 낮은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다.
 
이번 명품 대전 행사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노원점과 아울렛 파주점, 광주 수완점, 김해점 총 5개점에서 열린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할인 행사를 계기로 고객들이 핵심점 외의 점포에서도 더 다양한 직소싱 명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잠실 본점 등 대형점과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병행수입을 강화하고 있다"라면서 "정례적인 해외 직소싱 명품 할인 행사 개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MZ세대 잡기 총력...2030 직원에게 멘토링도 받아
 

영등포점 신진 디자이너 편집숍 '부티크Y' 편집숍에 입점한 '아바몰리'.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은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MZ세대는 코로나19 이후 백화점 명품 소비를 이끄는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와 30대의 명품 구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34.9%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부터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 제도를 도입했다. 만 24~39세 직원을 연구원으로 선발해 3개월 간 경영진에게 젊은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링 시스템이다. 각 사업부별로 6개월간 진행하는 멘토링은 지난 8월 3기까지 이루어졌다.
 
영등포점은 점포 전체를 MZ세대를 겨냥해 리뉴얼하고 있다. 백화점 2층에는 무신사·지그재그·W컨셉 등 인기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브랜드로 구성한 '유스컬처 조닝'을 마련했다.

아울러 1층에 있던 화장품 매장을 역사와 연결되는 3층으로 옮기는 파격 변신도 단행했다. 아울러 QR코드를 활용해 제품 상세 정보를 확인하고 증강현실을 통해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지 않고도 색감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도 구비했다. 국내 최초로 디올의 자도르·소바쥬를 내놓았고, 샤넬 또한 레조드샤넬을 선보였다. 구찌 뷰티, 지방시 뷰티, 티파니 퍼퓸 등의 브랜드도 신규 입점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엘롯데'와 롯데백화점 몰에서 라이브 커머스 '100라이브(100LIVE)'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 매장 매니저와 쇼 호스트, 인플루언서 등이 직접 백화점 매장에서 물건을 소개하면서 소통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누적 시청 횟수는 7월 기준으로 58만 회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 경험에 초점 맞춘 '미래형 백화점' 변화...영등포점 첫 시작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시장 확대로 오프라인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같은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82% 급감하는 등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롯데백화점은 매장을 체험·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시키며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1층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백화점 1층을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문화·먹거리 등 다양한 경험 요소가 가미된 복합 쇼핑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1점포 1명소'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애비뉴엘 9층 야외 테라스를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면서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9층을 철거하는 등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을 목표로 전관 재단장을 진행 중인 영등포점은 첫 리뉴얼 점포가 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영등포점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점포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각 점포에 테마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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