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국 방역 포기?"...美 '집단면역 전략' 검토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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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0-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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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의학고문 아틀라스 박사가 적극 추진 중...백악관 초청해 자문받아

  • 美신규 확진자, 일일 5만명대...1차 유행 종료 없이 3차 재확산까지 돌입해

미국 백악관이 코로나19 '집단면역' 전략을 지속적으로 검토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방역 포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의 전날 회의에서 고위 정부 당국자 2명이 집단면역 전략을 옹호하는 일부 과학자들의 선언문을 인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레이트배링턴 선언'으로 "봉쇄 정책은 장·단기적으로 공중보건에 치명적인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건강한 청년층에 대한 바이러스 전파는 방치하고 노약자 보호에 방역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선언문 작성에는 마틴 컬도프 미국 하버드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미국 자얀타 바타차리야 스팬퍼드 의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전 세계에서 9천명 이상이 이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대해 NYT는 "봉쇄령에 반대하고 집단면역에 의존하는 선언문을 백악관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단면역이란 특정 집단 내 감염 인구 비율이 일정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바이러스 전파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의 최소 70% 이상이 감염될 경우에야 집단면역이 생긴다고 추정한다.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백악관 인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임 의학 고문인 스콧 아틀라스 박사가 집단면역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목했다.

아틀라스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에 따라 지난 8월 초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사실상 발언권을 빼앗긴 앤서니 파우치와 데보라 벅스 박사 등의 TF 인사들을 대신해 언론 대응과 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그는 신경방사선 전문가로 전염병이나 역학과 관련한 연구 경력이 전무하지만, 극우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에서 경제활동 재개와 집단면역의 필요성을 주장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발탁됐다.

지난 5일에도 아틀라스 박사는 해당 선언문을 작성한 컬도프 교수, 굽타 교수 등 3명을 초청해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집단 면역 정책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배리 블룸 하버드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FT에서 "아틀라스 박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하는 정보를 숨기거나 왜곡해 전달해 의료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실추시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임 의학 고문인 스콧 아틀라스 박사.[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미국에서는 여전히 하루 5만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으로, 집단면역을 허용할 경우 불필요한 추가 사망자와 의료시스템 과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13일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1534명 증가한 809만253명으로 집계됐고 22만873명이 숨졌다.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5만167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보건전문가들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놓고 지난 3월 1차 유행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채 3차 유행세에 돌입했다고 평가한다.

한편, 전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집단면역 전략은 비윤리적이며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집단 면역은 바이러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것이지 바이러스에 노출해서 얻는 게 아니다"며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위험한 바이러스를 자유롭게 풀어두는 것은 그야말로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자료=월드오미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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