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넷플릭스' 잡아라"...디즈니 '스트리밍 전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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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0-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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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사태로 디즈니랜드·영화 사업 직격탄...전면 스트리밍 중심 전환

  • 넷플릭스에 세계 1위 시총 따라잡혀...'100년 전통' 디즈니 자존심에 금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세계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본격화한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디즈니랜드로 대표하는 테마파크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은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사진=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소비자 직접 판매(DTC) 사업 강화를 위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의 재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디즈니는 기존 TV 네트워크와 영화 스튜디오, 소비자 직판 서비스 부문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배급 그룹'이라는 단일 사업부로 묶고, 작년 11월 선보인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인 '디즈니 플러스'(디즈니+)를 서비스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각각의 3개 부문은 기존의 책임자가 콘텐츠 생산 등의 산하 사업을 계속 관장하는 동시에 카림 대니얼 신임 대표가 그룹을 총괄한다. 그는 앞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수석 부사장을 역임한 후 테마파크 사업부에서 제품 개발을 관장해왔다.

대니얼 대표는 디즈니+·훌루·ESPN+ 등 자사 3대 스트리밍 서비스 내 콘텐츠를 일괄 관리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새로 제작된 콘텐츠의 배포 채널과 스트리밍 방영 여부를 결정하는 등 글로벌 유통을 총괄한다.

뉴욕타임스는 "대니얼 대표가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부서장으로선 최초의 흑인"이라면서 "월트 디즈니 경영진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밥 차펙 디즈니 CEO는"코로나19가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긴 했어도 언젠간 일어날 변화"였다면서 "디즈니는 현재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각 변동을 주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디즈니+의 성공적 출범과 D2C 사업 가속화는 회사의 성장과 주주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전략적 포지셔닝"이라면서 "배포 방식을 유연화한 채 콘텐츠 제작을 관리하면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림 대니얼 월트 디즈니 컴퍼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배급 그룹 신임 대표.[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넷플릭스에 빼앗긴 세계 1위"...코로나19로 디즈니랜드·영화 사업 직격탄

디즈니는 지난 2분기(2020회계연도 기준 3분기) 당시 47억2000만 달러(약 5조41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1년 이후 첫 분기 손실이다. 매출 역시 118억 달러(약 14조원)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그룹 내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인 테마파크 사업이 멈춰서며 직격탄을 맞은 데다 세계 각지의 영화관이 모두 문을 닫으며 영화 개봉 수익까지 제로(0)로 수렴했다. 다만, 시장 예상보다는 선전했는데 이는 디즈니+의 약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1월 출범한 디즈니+는 출시 하루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고, 9개월 동안에는 6000만명이 넘는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2024년까지 6000~90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다는 당초 계획보다 훨씬 앞선 수치다.

이에 따라 채펙 CEO은 그간 주주들로부터 스트리밍 사업 강화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이달 초 댄 로브를 비롯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채펙 CEO에게 매년 30억 달러에 달하는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이를 디즈니+ 콘텐츠 제작에 전용할 것을 요구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배당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디즈니+를 앞세워 디즈니 주가를 넷플릭스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디즈니는 2020회계연도 동안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에 10억 달러를 지출하고, 2024년까지 연간 25억 달러 규모로 투자를 늘릴 계획이었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올해 170억 달러를 지출했고, 오는 2028년까진 연간 280억 달러 이상으로 투자를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체 콘텐츠를 앞세워 구독자를 확보하는 전략이 먹혀들며 넷플릭스는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결국, 넷플릭스는 지난 4월 시가총액으로 디즈니를 따돌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넷플릭스의 시총은 12일 종가(주당 359.81달러) 기준 2381억 달러(약 273조원)를 기록했으며, 디즈니는 주당 124.97달러로 시총은 2258억 달러(약 259조원) 수준이다. 다만, 이날 발표 이후 디즈니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5.11%(6.38달러) 급등하며 131.35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 1년간 넷플릭스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주가 비교.[자료=시황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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