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디지털 통화] ① 붉은 봉투에 담긴 디지털위안…中 거침없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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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0-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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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호화폐와는 달라…선전 시작으로 대규모 실험 나서

  • 중앙정부 보조금에도 사용되며 부패 방지 효과도 기대

전 세계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선전 등 대도시를 시작으로 디지털 위안 사용 실험에 돌입했다.

일단 테이프 끊은 도시는 선전이다. 중국 제조업 중심 도시 중 하나로 첨단산업 관련 기업들이 특히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광둥성에 위치한 선전시는 지난주에 1000만 위안(약 17억 원) 가치의 디지털 위안화를 5만 명의 시민들에게 추첨을 통해 나눠주었다. 선전 정부는 중국의 국민 메신저라고 할 수 있는 위챗의 전자지갑에서 사용했던 전자 홍바오(빨간 봉투)를 통해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했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한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같은 디지털 지갑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여러 차례 디지털 위안화를 실험해 왔지만, 지금까지는 소규모에 불과했다. 이날 선전에서 시작된 실험은 지금까지의 실험 중 가장 큰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호화폐 기업인 바벨 파이낸스의 플렉스 양은 “홍바오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돈을 지급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텐센트나 알리페이가 도입해서 사용했다"고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번에 나눠진 디지털 위안은 암호화폐와는 다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법정화폐이며, 중국 위안화의 디지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테크크런치는 "중국의 통화 유통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면서 "위챗이나 알리페이의 대체물이라기보다는 보충제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중국의 중앙정부는 디지털 위안을 발행해 지방정부에 보조금으로 보낼 수 있으며, 이는 부패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위안 도입 시범 도시 4곳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디지털 통화 시범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선전 시의 디지털 위안 배포 이벤트는 국가의 가장 큰 규모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이벤트 참여자들은 무려 200만 명에 이른다. 당첨자는 디지털 위안 앱을 통해 200위안을 받게 되며 시내 3000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지난 4월 선전의 디지털 통화 기관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대규모로 채용하면서 디지털 위안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다음 단계로는 선전시는 공식 디지털 통화 위원회를 통해 '핀테크 혁신 플랫폼'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선전은 향후 중국의 디지털 위안 연구와 개발, 국외 협력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혁신 플랫폼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디지털 위안화 결제 도입에 민간회사나 다른 기관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형태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크크런치는 "중국의 첫 번째 경제특구 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텐센트와 화웨이 DJI 등 중국 첨단 기업들의 고향이기도 하고, 많은 기술 기업들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선전은 민간의 참여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업 중 하나다"라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은 디지털 위안의 기반시설과 설계를 담당하고, 민간 상업은행과 민간 기업들은 디지털 위안이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의 수준을 높일 수 잇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과 징둥의 핀테크 부문은 디지털 위안의 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 방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만약 선전의 실험이 성공할 경우 다른 도시들도 시범사업에 나설 것이며, 디지털 위안화 도입 속도는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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