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새벽 1시에 업무협의?…선관위 업추비 방만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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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10-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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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선관위 업추비 세부 내역 자료 분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임원들이 업무추진비를 방만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이 12일 나왔다. 새벽 1시에 ‘위원회 주요업무 설명 및 협조요청 업무협의회’ 명목으로 사용하거나, 같은 카드가 비슷한 시간대에 충남 천안, 경기 수원, 서울 서초구 등에서 사용된 사례도 적발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2019년 9월 선관위 임원(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 실‧국장) 업추비 세부 내역에 따르면 해당 기간 임원들의 업추비 사용 건수는 2911건으로 총액은 약 6억 3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차관급 이상인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의 업추비 사용 건수는 842건, 사용액은 약 2억 4000만원 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선관위가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 지침과 정부부처의 통상적 관행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지침은 △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비정상시간대(23시 이후 심야시간대 등) 사용 △업무를 위해 주류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업종에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의 불가피성을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가 업추비를 공휴일과 주말에 사용한 건수는 총 191건, 금액은 3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지 외 사용 건수는 상임위원이 181건, 사무총장이 286건, 사무차장이 211건으로 총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금액은 3억원을 넘었다.

아울러 밤 10시부터 오전 8시 사이에 사용한 건수는 129건, 금액은 약 2748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기타 일반 음식점업으로 돼 있지만 주류 판매가 주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자카아 등에서 사용한 내역도 발견되는 등 전반적으로 방만하게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업추비 50만원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 대상자의 소속 및 성명을 기재해야 하는데 선관위는 이런 지침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에서 건당 50만원 이상을 사용한 건수는 155건 , 금액은 약 1억 3300만원이었다. 한번에 사용한 최고금액은 219만 3000원이었다. 100만원 이상 사용한 사례도 38건 5500만원이다. 박 의원은 “지침과는 다르게 대상자가 매우 불분명하게 적혀 있고, 대상자가 아예 기대되지 않은 것도 28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선관위 고위직 공직자가 ‘위원회 주요업무 설명 및 협조요청 업무협의회’ 명목으로 새벽 1시26분에 사용한 서울 서초구 소재 A음식점에 확인한 결과 밤 10시까지만 운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카드가 충남 천안, 경기 수원, 서울 서초구에서 연속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오후 1시 9분에 경기 수원, 1시 22분에 충남 천안, 1시 24분에 서울 서초에서 결제가 되었는데 모두 동일한 카드였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선관위가 업추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한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방만한 사용과 허술한 관리로 인한 총체적인 부실을 보여 주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는 최고의 중립성, 독립성,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헌법기관”이라며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세부지침과 개혁방안을 마련하여 방만한 운용을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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