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 다시 뛰는 위안화…中 "수출기업은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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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10-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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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당 6.7위안 재진입, 강세 지속

  • 경제 정상화에 내수회복까지 확인

  • 美대선 영향 글쎄…반년은 더 간다

  • 인민銀, 수출기업 환차손 부담 경감

[사진=중국신문망 ]


일주일 넘게 이어진 중국의 국경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위안화 절상 기조가 재개됐다.

중국 경제가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는 데다 연휴 기간 중 소비 회복세까지 확인된 만큼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강세 장기화로 환차손 부담에 노출된 수출기업을 위해 선물환 규제를 없앴다.

◆3분기 위안화 상승폭, 12년來 최대

지난 1일부터 8일간 계속된 국경절 연휴가 끝난 뒤 이달 첫 거래일이었던 9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은 6.7796위안으로 고시됐다.

전 거래일보다 0.0305위안 하락하며 6.7위안대에 재진입했다. 환율 하락은 해당 화폐의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중국신문망은 "(연휴 직전인) 9월 30일과 비교하면 10만 달러를 환전할 경우 3050위안(약 52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며 "휴가를 다녀오니 휴대폰 한대 값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휴 기간 중 중국의 소비 회복세가 확인된 게 환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8일 소매판매 및 요식업 매출이 1조6000억 위안(약 274조원)으로 지난해 국경절 연휴 때보다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내 관광객만 6억370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0% 이상 회복된 수치다. 

이번 연휴를 계기로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위안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다. 지난 7월부터 절상 기조가 이어지는 중이다. 1분기 -6.8%까지 추락했던 성장률이 2분기 3.2%로 깜짝 반등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덕이다.

지난 3분기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상승폭은 3.89%로 분기 기준으로는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원빈(溫彬) 민생은행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와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외자 유입 확대가 위안화 절상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셰야쉬안(謝亞軒) 초상은행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최소 3~6개월 정도 위안화 가치는 계속 상승하고 달러 지수는 하락할 것"이라며 "이 기간 중 환율 변동은 있겠지만 전반적인 절상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 대선 등 정치 이슈가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인민銀, 수출기업 감싸며 자신감 피력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 업체는 이득을 보지만 수출 기업은 환차손 부담이 커진다.

같은 규모의 제품을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적어지는 탓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된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이중고다.

이에 당국이 움직였다. 전날 인민은행은 선물환 거래에 대한 위험준비금 예치율을 기존 20%에서 0%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12일부터 시행된다.

수출 업체가 외국 기업과 무역을 하며 선물환 거래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물환 거래는 약정 당시의 화폐 가치를 만기 때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선물환 거래 시 거래액의 20% 예치를 의무화했다. 당시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며 외자 유출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 규제를 없앤 건 일종의 자신감 피력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외자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위험준비금 예치 제도를 폐지한 건 수출기업 지원책의 일환이자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자신이 있다는 걸 대내외에 보여주는 조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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