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트럼프의 이른 복귀, "도끼로 제 발 찍는 격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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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0-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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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 트럼프 주변서 추가 감염 나오면 비난 피하기 어려울 듯

코로나19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고 사흘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 복귀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급해진 트럼프의 선택이 오히려 스스로 재선 가도를 막아서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6일(현지시간)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치되지 않은 채 백악관으로 복귀한 것을 놓고 그가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는 입원 중에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거나 고열 증상을 보였지만, 퇴원 기준이 충족될 만큼 건강이 회복되자 전날(5일) 오후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했다. 입원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조만간 선거 캠페인에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신속하게 대선 레이스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의 빠른 복귀를 놓고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전역을 감염 공포에 몰아넣은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인트 메리 대학의 토드 에벌리 교수는 "우리에게는 코로나19로 숨진 20만9000명의 미국인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 복귀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분명히 이해했다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750만161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1만909명이 목숨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복귀는 보건당국 지침에도 어긋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대로라면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후에도 적어도 10일 이상 격리돼야 한다. 또한 이 기간에 발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야 격리가 해제될 수 있다. 

백악관 의료진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놓고 퇴원 기준에는 충족했지만,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주치의 숀 콘리는 "(자가격리 의무 기간인) 열흘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수행한 호프 힉스(왼쪽) 백악관 보좌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외곽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중앙)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전용헬기인 마린원에서 내리고 있다. 다음날인 1일 현지 소식통은 힉스 보좌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한 이후 백악관이나 선거캠프 등에서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경우에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일 이후 백악관과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것만 최소 18명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을 시작으로 대통령 부부의 감염으로 이어진 백악관발 코로나19 쇼크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CCB 인터내셔널 시큐리티즈의 마크 졸리 글로벌 전략가는 "확진자들이 자가격리를 마치고 캠프로 돌아온다고 해도 앞으로 2주 동안은 선거 캠페인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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