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허벌라이프, 버는 족족 해외 본사로 배당…기부는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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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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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4년간 평균 배당성향 325%…2016년엔 845%까지 치솟아

  • 1997~2007년 1억4000만원 기부…2008년부터 기부금 ‘비공개’

정영희 한국허벌라이프 대표.[아주경제DB]


정영희 대표가 이끄는 한국허벌라이프가 국내에서 돈을 버는 족족 외국 본사에 배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은 무려 325%에 달했다. 이처럼 고배당 잔치를 벌이면서도 사회공헌은 인색해 노골적인 한국 자산 빼먹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해 매출 1215억원, 영업이익 234억원, 순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배당금은 75억이었다. 순이익의 100%에 가까운 돈을 배당한 것이다.

한국허벌라이프의 매출은 2016년 1510억원, 2017년 1142억원, 2018년 1094억원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2016년 390억원, 2017년 260억원, 2018년 221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어도 배당금은 줄지 않았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55억원, 1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배당금은 390억원, 186억원에 달했다. 특히 2016년에는 1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12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845%에 육박했다.

배당성향은 기업의 당기순이익에서 현금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배당성향이 100%라면 그해 올린 당기순이익을 전부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배당성향이 100%를 초과하면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액수가 배당금으로 나갔다는 뜻이다. 한국허벌라이프는 미국의 ‘허벌라이프 인터내셔널’이 100% 전액 출자한 회사다.

한국허벌라이프는 국내에서 돈을 벌어들여 해외로 빼가면서도 사회공헌 활동에는 소극적이다. 한국허벌라이프는 2008년부터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전자공시 시스템에 사업보고서를 제공하며 기부금을 공개한다. 기부금은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척도다. 기부금 규모만 봐도 한국허벌라이프의 한국 기여도는 크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1억4365만원을 기부한 게 전부다.

한국허벌라이프는 1996년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25년 동안 한국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본사 배불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한국시장에서 제품을 팔아 얻은 이익 대부분을 해외로 송금해 국부 유출의 창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만 기부금 공개 등 꼼꼼히 공시를 하고 있다”며 “한국허벌라이프 배당금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본사로 그대로 넘어가고 있어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허벌라이프 관계자는 고배당 성향과 낮은 수준의 기부금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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