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살 걸…작년 추석 때 그 집, 지금은 4억 뛰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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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10-0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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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평균 10억원…1년 전 대비 1억5000만원 상승

  • 수요 몰리는 역세권 단지 위주 3억원 이상 오른 곳 수두룩

"앞으로 집값이 설마 더 오르겠냐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1년 만에 3억~4억씩 올랐더군요. 황당하다는 말밖에 안 나와요."(서울 양천구 목동 전세 거주 42세 김모씨)

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1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8억4051만원)과 비교해 1억6000만원 오르고 2년 전 대비 2억1751만원,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대비 약 4억원 오른 수준이다.

 

서울 주택가 전경.[사진 = 김재환 기자 ]


실제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의 역세권 주요 단지의 최근 집값 상승률 그래프를 보면 1년 새 3억원 이상 오른 단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1차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9월 7억4700만원에서 올해 7월 10억4300만원까지 올랐다.

강북권 대표 단지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84㎡의 경우 지난해 8월 14억9000만원에서 올해 8월 17억1000만원으로 껑충 뛴 상황이다.

수도권도 서울 못지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삼거마을삼성래미안 1차’ 84㎡는 지난달 8억60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 6억5000만원 대비 약 2억원 올랐다.

서울에서 더 멀리 떨어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살구골 현대 7단지 84㎡도 지난달 7억5000만원에 달해 1년 전 5억1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올랐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수차례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여건이 우수한 역세권 단지는 어김없이 1년 만에 수억원씩 오른 셈이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배모씨(60)는 "집값이 많이 오른다는 게 정부를 비판하려고 트집 잡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현실을 보니 경악스러웠다"고 말했다.

매매가격과 함께 전셋값도 함께 뛰면서 신혼부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세로 살면서 집값이 하락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지만,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아서다.

특히 내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가 수도권에 127만 가구 규모 공급을 풀기로 했지만, 무자녀인 상태에서 청약에 도전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오히려 청약 대기 수요자들이 임대차시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기에 가점이 낮은 경우에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처한 셈이다.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김모씨(32)는 "집을 알아보러 갈 때마다 전셋값과 집값이 매달 수천만원씩 뛰고, 매물도 없어서 직장에서 멀어도 역세권 단지를 영끌해서 살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수도권에서 물량이 아무리 풀려도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입지 좋은 아파트를 선점하지 못하면 앞으로 수십년 고생할 수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느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전세시장은 '수요 우위'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전세시장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187을 기록해 최고치인 200에 근접한 상태다.

최근 추이는 지난 3월 155에서 6월 166, 8월 180.5까지 높아졌다.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클수록 전세를 구하는 사람(수요)이 전세를 놓는 사람(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가격 추이를 보면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1000만원으로, 작년 동기 4억6600만원 대비 5000만원 올랐다.

단지별로 보면 거래가 많은 9500가구 규모의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84㎡는 지난 8월 최고 11억8000만원에 계약돼 지난 9월 최고가 9억원보다 2억원 상승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기흥역 센트럴푸르지오’ 84㎡도 지난 8월 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돼 1년 전 3억8500만원 대비 1억6500만원 올랐다.

향후 집값과 전셋값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보면 수도권의 상승세는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KB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서울 114.2, 경기 101.9, 인천 103, 전셋값 전망지수도 서울 111.8, 경기 105, 인천 106.5로 집계돼 모두 기준점 100을 넘겼다.

전국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해 0부터 200까지 산출하는 이 전망지수가 100을 넘기면 앞으로 3개월간 부동산 시장을 상승장으로 본 응답이 반대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서초구 반포역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결국 강남이 수도권 집값의 바로미터인데, 이쪽 분위기상 (집값·전셋값이) 가라앉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매수 타이밍을 잡는다면 서두르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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