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 철도도…늙어가는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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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10-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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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간 30년 이상 공동주택 82.5% 증가…재건축·재개발은 줄어

  • 서울도시철도 노후 심각…"전동차 평균 사용기간 20년 육박"

서울이 늙어 가고 있다. 주택과 철도 가리지 않고 노후화하고 있다. 주택은 30년 이상 된 공동주택이 3년 사이에 두 배로 늘었고, 철도는 사용기간이 20년을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적절한 활용 방안과 보수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주택 계속 늙는다…5년간 30년 이상 공동주택 82.5% 증가

비수도권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의 노후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의 30년 이상 된 공동 주택은 2016년 35만8644호에서 지난해 69만4614호로 93.6% 늘었다. 비수도권은 34만1797호에서 56만7271호로 66%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같은 기간 70만441호에서 126만1885호로 80.2% 불어났다.

서울시에서는 정작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노후화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은 오히려 줄었다. 송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최근 10년 간 서울에서 해제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389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제된 면적만 총 약 1371만㎡으로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 3곳의 지구 개발 면적을 합한 규모(1327만㎡)에 맞먹는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서울에 신규로 지정된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174곳(재개발 83곳, 재건축 91곳)이었고, 착공이 진행된 지역은 21곳(재개발 2곳, 재건축 19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좌초되며 공급부족이 발생해 집값 폭등 현상에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합리적인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화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도 고심…노후 임대아파트 재건축 잰걸음

정부는 노후 아파트 활용 방안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권 도심 주택 공급 카드로 지난 8·4 공급대책에서 언급한, 노후 임대 아파트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는 박선호 제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제6회 규제혁신심의회를 열고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정비 활성화' 등 총 30건의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그동안은 현행법상 불필요한 과정이 다수 수반돼 원활한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 국토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장기임대주택법' 개정안이 발의돼 상임위에 회부된 상태다.

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사업주체가 장기공공임대주택 단지 전체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건축물관리법'에 따라 해체 후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공공주택건설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재건축과 구분하기 위해 '재정비사업'으로 정의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이에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LH 등 공공기관이 재건축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오는 12월 법 개정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노후영구임대주택 재건축 사업을 올해 말부터 시범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주 대책 마련이 변수로 꼽힌다.
 

46년간 92억4000만명 실어나른 서울 지하철 1호선 [사진=연합뉴스]

◇서울도시철도 노후 심각…"전동차 평균 사용기간 20년 육박"

서울 도시철도도 늙고 있다. 평균 사용기간이 20년에 육박해 잦은 운행 지연과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지난달 서울교통공사 사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며 "단계별 교체 및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내 운행 중인 전동차의 평균 사용기간은 4호선 26.2년, 1호선 24.5년 등 전체 평균 사용기간이 19.3년에 이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궤도, 전기, 신호, 통신, 기계분야 등 전체 시설물 개량에 내년 사업비 1608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나, 국비로 반영된 사업은 전기분야 126억원에 불과하다.

조 의원은 “서울 지하철은 일평균 800만명이 이용하는 수도권 대중교통의 핵심으로서 시설물 노후화로 인해 열차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노후시설 개선을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운송 수입은 급감한 데다 서울시와 공사 재원만으로 적절한 시기에 개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현상은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철도를 운행하고 있는 광주, 부산, 대구, 인천, 대전 등 6개 광역시 모두의 문제”라며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을 감안해 도시철도 노후화에 대한 실태파악과 예신지원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후 철도 문제는 서울 등 수도권뿐 아닌 전국적인 문제로 드러났다. 안전등급 기준 C등급 433개 중 79%가 40년 이상 노후 시설물로 나타난 것이다. 

국가철도공단의 '국내 철도시설물 사용연수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교량·터널 등 철도시설물 총 4265개 가운데 40년 이상 된 시설물이 전체의 28%인 1217개에 달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1년에서 50년 된 시설물이 총 197개(교량 179개, 터널 18개)이며, 50년 이상 된 시설물도 총 1020개(교량 784개, 터널 236개)에 달했다.

국내 철도시설물별 안전등급 현황을 살펴보면, A등급 1774개, B등급 2058개, C등급 433개로 조사됐다. C등급 433개 중 40년 이상 된 철도 교량·터널 시설은 79%인 344개다.

시설물 안전등급 기준 C등급은 '구조적으로 안전하지만, 주요 부재에 경미한 결함 또는 보조 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으로 내구성, 기능성 저하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노후 철도시설 유지보수 예산은 2016년 2793억원에서 2018년 3659억원, 올해 5495억원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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