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논란] ③ “앱마켓 갑질 못참겠다”... 애플-에픽게임즈, 법적 분쟁 시작

정명섭 기자입력 : 2020-09-30 10:49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수단 도입하자 앱스토어서 퇴출 에픽 "수수료 과도... 자유 위한 싸움하겠다" 애플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 생태계 교란... 이용자도 볼모로 이용"
앱마켓과 입점 업체간의 갈등은 해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양대 앱마켓 사업자 중 한 곳인 애플과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하는 게임사 에픽게임즈 얘기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앱마켓 결제 수수료가 너무 높다며 자체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가 앱스토어에서 퇴출됐고, 이는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대체 결제 수단과 대안 앱마켓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자사의 앱 생태계 규칙을 위반했다고 맞서고 있다. 입점 업체와 이용자들은 대체로 앱마켓의 일방적인 태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퇴출됐다.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가 2017년 출시한 배틀로얄 슈팅 게임으로, 지난 5월 기준 글로벌 이용자 수는 3억5000만명(시장조사업체 유주 분석)에 달한다. 한국 인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는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안무를 포트나이트 게임 속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발단은 결제 시스템이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내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애플과 갈등을 빚어왔다. 애플 인앱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면 3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애플은 아이폰에 설치되는 게임 앱뿐만 아니라 모든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앱에 자사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이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규칙 위반을 이유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iOS 계정을 막고 이들이 iOS와 맥(Mac) 개발 도구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에픽게임즈는 즉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애플을 제소했다. 애플의 유명 광고인 1984년 매킨토시 광고를 패러디해 독점적 지위를 넓혀가는 애플을 비판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 측은 구글과 애플이 앱 배포에 대한 독점권을 불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자유를(#FreeFortnite)’이란 해시태그 운동도 시작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소송전에 대해 “모든 소비자와 개발자의 기본적인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자유, 앱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스마트폰 앱을) 배포할 수 있는 자유, 두 그룹이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든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며 “그것이 애플처럼 사랑받는 회사와 싸우는 것을 의미하더라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에 “모든 개발자에게 대체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고, 애플의 관리·감독 하에 iOS에서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 앱마켓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은 앱스토어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한 에픽게임즈가 자사만의 특혜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애플은 지적했다.

필 실러 애플 앱스토어 총괄 부사장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에 앱스토어와 애플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내는 수수료를 두고 자사만을 위한 특별 거래를 요청했고, 애플이 이를 거절하자 포트나이트에서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제거했다"며 "애플 앱스토어 약관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앱스토어 퇴출 대상이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를 다시 앱스토어로 돌려놓기 위한 긴급 구호 수단으로 법원의 문을 두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자가 앱스토어를 이용하면서 애플 결제 시스템을 회피하는 것은 애플스토어에서 물건을 집어 들고 이에 대한 비용을 내지 않고 떠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에픽게임즈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이미지[사진=에픽게임즈 제공]


애플은 또한 에픽게임즈가 게임 이용자들을 싸움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플 측은 "우리는 에픽게임즈의 팀과 그들의 게임 발표, 배포에 수년 동안 함께 협력해왔다"며 "그러나 그들은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업데이트를 반복적으로 제출했다. 이는 앱스토어의 다른 모든 개발자들에게 공평하지 않으며 그들의 싸움 한복판에 고객들을 몰아넣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애플과 에픽게임즈간의 소송 결과는 전세계 앱마켓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항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반독점 행위가 인정된다면, 양대 앱마켓 사업자 중 한곳인 구글도 입점 업체들에게 특정 결제 방식을 강요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은 구글과 애플에 부정적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7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 청문회에 소환돼 "애플은 독점 기업"이라는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수석엔지니어는 애플이 에픽게임즈 개발자들의 iOS 계정을 차단하면 에픽게임즈의 게임 개발 솔루션 ‘언리얼 엔진’을 사용할 수 없어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전 세계 게임 개발 기업과 개발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에픽게임즈 편을 들었다. 언리얼 엔진은 에픽게임즈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임 개발 엔진으로, 전 세계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 제작 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케빈 개밀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개발 총괄은 “iOS나 맥OS가 언리얼 엔진을 지원할 수 없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iOS와 맥OS 플랫폼의 잠재 고객을 포기하거나 새로운 게임 개발을 할 때 다른 게임 엔진을 선택해야 한다”며 “이는 전 세계 게임 제작자와 게이머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용자들도 80% 이상이 앱마켓의 결제 수수료가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윤혁 고려대 교수가 앱마켓에서 유료 결제를 한 경험이 있는 국민 508명을 대상으로 “구글의 ‘30%’라는 수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30.3%가 ‘매우 많다’, 34.4%가 ‘많다’, 22%가 ‘약간 많다’고 응답했다. 86.7%에 달하는 국민이 구글의 수수료가 높다고 응답한 것이다.

또한 구글이 인앱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정책 변경에 대해 응답자의 59.8%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로 인한 수수료 인상이 사용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73.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구글의 이번 수수료 인상에 대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응답한 국민은 59.4%에 달했다.

 

애플 로고[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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