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회장 "유통가, 온·오프 채널 효율화 및 라스트 마일 방점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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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0-09-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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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철휘 회장 "'초가격 전쟁(Price War)' 시대 맞이해 유통망 분화 활발히 이뤄질 전망"

  • "올해 1년 사이클 주시할 필요…물류 고도화도 필수"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회장이 서울 서초동 유통포럼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통 시장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미 국내 유통 시장은 저성장 기조, 코로나19 등 여파로 오프라인 축소, 온라인 강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초가격 전쟁(Price War)' 시대를 맞이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물류 분야의 플랫폼화 진행으로 유통망 분화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서울 서초동 한국유통포럼 사무실에서 만난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회장은 향후 유통 시장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유통 업계는 변혁의 기로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유통가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반면 업계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 정책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업체들 스스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도모해야 하는 가혹한 상황에 놓여 있는 탓이다.

특히 올해 등장한 코로나19 사태는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 확산을 가속화하며 유통 시장의 축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유통 업계에 놓인 과제들이 하나같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조철휘 회장은 코로나 사태 확산 원년인 올해가 유통 업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통 시장도 코로나를 통해 올해 1년 동안 사이클을 경험하다 보면, 내년에는 이를 토대로 한 분기·반기·연간 데이터를 축적하고 성수기 및 비수기에 대비한 경영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회장은 "수년 전부터 대형 점포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가 돼, 축소하거나 융합·가치형 점포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만남과 장소의 공유, 비즈니스의 공유 등 집객력을 중시한 비즈니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주문하고 구매하는 콘텐츠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 업계는 소비자의 구매 행동 및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 또 종래의 판매 및 영업 방식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는 이커머스를 기본 틀로 잡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맞이해 오프라인 매장의 구성 스타일도 비대면 방식에 맞춰 나가야 한다. 또 일정한 거리두기를 염두에 둔 판매 스타일도 기획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계가 온라인 시대로의 변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되, 오프라인 경쟁력도 높이고 온·오프라인 간 채널을 효율적으로 최적화해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조 회장은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 대비 5~10년가량 늦은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신선식품, 가정간편식(HMR) 수요 증가로 택배 및 빠른 배송의 콘텐츠도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다"며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2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37조원으로 사상 최고의 수치를 보이고 있고, 연말까지 전자상거래 규모는 150조원 규모로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통 영역은 경쟁 기업이 나타나기에 앞서 시장 전체의 파이가 확대돼야 할 필요가 있는데, 국내의 경우 유통 및 물류 시장 경쟁이 너무 치열히 전개돼 파이가 커지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로 인한 기업들의 피로도도 가중되고 있다. 일부 이커머스 기업들은 외형적 성장세가 뚜렷하지만, 자금 조달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기존 리더 기업들은 상황을 주시하다 한 템포 늦게 시장에 진입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회장은 "모든 유통 기업이 전자상거래에 의존하는 것도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미국의 월마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융합형 비즈니스의 조화를 이루고 고객 지향적인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고객을 잃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온·오프라인 통합 발전 방안은 국내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부분이라 본다. 경쟁 기업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핵심 성장 동력의 비즈니스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또 "향후 5~10년 이내로 전체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1인가구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홈 쇼핑 홈 푸드, 홈 리조트 등 가정 중심의 온·오프라인 융합 콘텐츠는 더욱 각광받게 될 것이다. 이를 고도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조철휘 회장은 유통 시장의 발전과 함께 물류 업계의 중요성도 더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배송, 풀필먼트 서비스를 토대로 한 '라스트 마일 서비스(Last Mile Service)' 개념은 전자상거래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앞으로 유통 시장은 온디맨드(On-Demand) 시대, 스마트 물류 시대 흐름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빠르고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는 물류 콘텐츠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물류 분야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토대로 무인화, 자동화가 함께 이뤄지며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의 아마존(Amazon)은 이미 온디맨드 시대에 대비, 다양한 상품의 카테고리 중에서 팔리는 상품을 적정 수준을 준비해 주문이 오면 곧바로 출고·배송하는 풀필먼트 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며 "출고된 상품은 고객과의 거리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배송하는 라스트 마일을 통해 고객에게 중요한 이미지를 부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상거래의 최종 프로세스는 고객과의 만남이다. 배송 사원이 친절하고 안전하게 상품을 배달하지 않는다면, 고객은 이에 불만을 갖게 된다. 이는 곧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자상거래의 핵심은 고객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콘텐츠가 마지막까지 얼마나 온전하면서도 성의 있게 전달되느냐다. 라스트 마일 서비스가 전자상거래 콘텐츠의 방점을 찍는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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