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경제허리, 생존 기로에 서다] ② 일자리 손 놓으면 회생하기 어려워...“도전은 무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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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0-09-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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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유지자 연령분포 중 40대 비중이 가장 많아

"일단 자리는 지켜야죠. 나가면 더 어렵습니다."

서울의 A 기업에 근무하는 과장급 직원의 한 마디가 의미심장하다. 40대인 그는 이직보다는 승진 또는 자리 보전이 더 신경이 쓰인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기업 경영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 가운데 이직을 해도 매리트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창업도 싫다. 도전을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를 보면, 2018년에 다른 직장으로 일자리를 옮긴 기업체 간 이동자는 394만4000명에 달하는 등 전년보다 1.8%나 늘었다.

특히, 2017년의 주된 일자리가 2018년에도 유지된 비율은 연령대별로 30대, 40대, 50대에서 각각 71.8%, 74.1%, 72.1%로 전체평균(67.1%)보다 높은 상황이다. 유지자의 연령별 분포는 40대 비중이 27.5%로 가장 많았다.

이동률은 30세 미만(21.7%), 60세 이상(16.0%), 50대(15.6%) 순으로 높았다. 

그만큼 직장 초년생들은 대우가 더 좋은 직장으로 떠나는 경향이 컸고, 노년층 역시 새로운 단기 일자리를 찾아 이직이 잦았다.

경제허리 계층인 30~40대층은 이직이 그만큼 쉽지 않았다.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로 떠나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라는 얘기다.

30대 직장인 B씨는 "20대와는 달리, 정착을 해서 결혼도 하고 승진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잦은 이직은 좋지 않다"며 "그래서 회사에서 불합리한 지시나 요구를 할 때, 직장 상사나 동료들과 마음이 맞지 않을 때 그만둘 생각을 하더라도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한다"고 전했다.

도전 자체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말도 들린다.

경기가 위축되다보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말도 들린다. 기존 기업들마저 폐업 위기로 몰리는 상황에서 웬만한 아이템이나 콘텐츠가 아닌 이상, 스타트업도 고전하기 십상이다.

한 창업 컨설턴트는 "정부가 창업 자금을 늘려 투자를 많이 하지만, 정작 창업기업들은 1년 이상 갈 수 있을 지도 의문이 든다"며 "특히, 40대 창업은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하는 상황이어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이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행정자료를 활용한 2018년 일자리 이동통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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