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들 달러채 디폴트 확대… “내년엔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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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9-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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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미·중관계 악화 등으로 中 기업 달러채 상환능력 감소

  • 내년 무더기 만기 상환 앞둔 가운데 디폴트 더 늘어날 듯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마련된 위안화와 달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채 디폴트 규모가 지난해 세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과 유가 폭락,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기업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의 달러채 디폴트 상황은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中 달러 채권 디폴트 규모 120억 달러... 지난해 3배 

프랑스 금융회사인 나티시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 기업들의 달러채 디폴트 규모는 120억 달러(약 14조원)로, 지난해 40억 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사실 올해 중국 기업의 달러채 디폴트 폭증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채권이 무더기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중국 기업 달러채는 1018억 달러에 달한다.

그동안 중국 역내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기업들은 앞다퉈 달러채를 발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달러채 디폴트 공포가 드리웠다. 미·중 무역전쟁과 위안화 절하, 중국 정부의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캠페인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의 빚을 갚을 능력이 감퇴한 탓이다.

실제 지난해 말 중국 최대 원자재 업체인 톈진물산은 1998년 이후 중국 국영기업 최초로 달러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고 디폴트를 선언했다. 자산 규모가 78조원에 달하는 거대 종합상사인 텐진물산의 디폴트 사태는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게다가 올해는 연초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대유행이 해외에서는 장기간 통제되고 있지 않아 중국 기업의 자금조달을 더 어렵게 했다.

미·중 갈등도 더 악화했다. 중국 청신국제신용평가사의 장궈 애널리스트는 “미·중 간 갈등 악화도 중국 달러 부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거시경제적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만기 도래 달러채 올해보다 많아... 디폴트 공포 확산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코로나19 타격으로 글로벌 경제 둔화가 심화하고 있는 데다가, 향후 2년 내 채권 만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쇄 디폴트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레피니티브는 내년과 내후년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채가 올해보다 각각 10%, 19%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관련 기업들의 디폴트 압박을 키울 것으로 분석된다. 나티시스 개리 응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와 기술 분야 기업들은 공급망 차질로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중국 기업들의 달러채는 보통 만기가 2.5년 정도로 짧다며 자금 조달 환경에 훨씬 민감하고 디폴트 위험도 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계 기업의 달러채는 여전히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올해 3분기 역외 시장에서 400억 달러어치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준이다. 

폴 아우 자오상은행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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