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인사이드] "언택트 시대 소통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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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박재천 기자
입력 2020-09-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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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수미 시장, 브라운 백 미팅 통해 격의 없는 대화

  • 책을 매개로 ‘라떼’를 넘어선 이해와 공감의 장

  • 온택트 홍보 2021년 시정 홍보계획에 반영

은수미 성남시장이 북카페에서 직원들과 브라운 백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성남시 제공]

"꼭 대면은 아닐지라도 사람 사이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소통'만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이 언택트(비대면) 시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 시장은 최근 첫 브라운 백 미팅을 시작으로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씩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에 나서고 있다.

브라운 백 미팅은 점심 식사를 곁들이면서 편하고 부담 없이 하는 토론으로, 점심으로 제공되는 샌드위치 등의 봉투가 보통 갈색인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공직에 갓 입문한 말단 9급 공무원부터 6급 팀장에 이르기까지 직급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화 세대와 386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까지 모든 세대가 ‘라떼’를 넘어 이해와 공감의 장으로 생각해 그동안 고민했던 문제에서 시의 정책 비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른과 꼰대(잔소리꾼 어른의)의 경계를 넘어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거침없이 의견을 낸다.

시 관계자는 "서로를 이해하는 특별한 계기가 마련돼 참석자들도 놀라우면서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딱딱하고 무거웠던 보고 체계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유연한 분위기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오히려 시의 정책 방향과 사업 계획에 섬세하게 녹아든다.

공보관실 직원들과 함께한 두 번째 브라운 백 미팅에서 나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온택트(On-tact) 홍보 방법은 2021년 시정 홍보 계획에 반영됐다.

그간 방문객을 받지 못했던 시 홍보관은 리뉴얼(새단장)을 거쳐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온라인 홍보관 체험 프로그램을 개설, 시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공공전시관과 연계해 온라인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느티나무 도서관 박영숙 관장의 <꿈꿀 권리>를 읽고 모였던 세 번째 미팅에서는 빅데이터팀과 원도심 독서율 격차 해소 태스크포스(TF)가 함께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서 배달 서비스, 독서 지도 멘토 운영, 북 리딩 버디 운영 등 생활 밀착형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쏟아졌다. 원도심 독서율 증진을 위한 중‧장기 계획으로 이어지는 성과도 있었다.

네 번째 브라운 백 미팅에서는 참여자들이 <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이라는 책을 미리 읽고 모였다.

아동 학대에 대한 어른들의 뒤늦은 후회와 반성을 넘어 사후약방문식의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과 예비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의 인식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시청의 아동보육과를 포함해 각 구청의 가정복지과, 교육청소년과, 청소년재단의 직원까지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대한 아이디어가 모였다. 큰 틀에서는 2021년 하반기에 신설하는 아동보호팀의 인력 구성과 업무 분장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은수미 시장이 브라운 백 미팅에서 논의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성남시 제공]

이 외에도 토론의 주제로 자주 오른 ‘도시 재생’에 대한 이야기는 김정후 박사의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책을 기초로 했는데 참석자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 11월에 직접 저자 특강을 열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데이터 기반의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도 커 <팩트풀니스>(저자 한스 로슬링 외 2인)를 읽고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도 예정돼 있다.

처음에는 참여를 망설이던 직원들도 이제는 먼저 참여 요청을 할 정도로 활발해진 브라운 백 미팅이 성남시 행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공보관실 SNS홍보팀은 성남시의 시민소통관 공무원들과 함께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 출신 정혜승 작가의 <홍보가 아니라 소통입니다>를 읽고 저자 특강까지 진행해 소통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되새겼다.

은 시장은 "브라운 백 미팅을 통해 다양한 직원들과 만나며 특별한 에너지를 얻고 문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배울 수 있었다"며 "언택트의 시대에 정답은 소통에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시민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기에 비대면을 통해서라도 더 소통하며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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