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RF서 북·중 우호관계 의지 피력?…"홍콩문제는 中 내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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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9-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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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광일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남중국해, 대화로 해결해야"

  • 강경화 장관, 남·북·미 대화 재개·남북 협력 촉구엔 無반응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홍콩과 남중국해 등 지역 정세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주목을 받는다.

15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과 남중국해 등 미·중 갈등 요인이 되는 지역 정세에 대해 중국의 편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다자안보협의체로, 국제무대에서 남북 간 접촉이 이뤄지는 자리로 개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ARF에 리선권 외무상 대신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가 대리 참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2일 화상으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위에서 두 번째는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겸 주아세안대표부 북한대사. [사진=외교부 제공]


안 대사는 공개발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북한의 노력과 성과를 주로 설명하며,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회의에서 남·북·미 대화 재개와 남북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선 반응하지 않은 채 한반도 상황과 관련, “여러 여건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사는 코로나19와 수해 대응 전념을 앞세워 내부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강성대국으로 나아가는 것이 당장 직면한 과제라고 했다고 한다.

다만 안 대사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고, 홍콩 문제에 대해선 ‘중국의 국내 문제’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앞서 미·중 갈등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중국의 입장에 손을 들며 북·중 우호 관계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에 의장국 주재 북한대사가 아닌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를 겸임하는 인사인 안 대사가 참석한 것에 대해 북한이 아세안과 관계 강화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올해 의장국인 베트남의 응우옌 꾸옥 외교부 차관은 지난 7일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대표가 ARF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ARF에는 김제봉 주태국 북한대사가 참석했고,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는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인사가 아닌 주인도네시아 대사이자 주아세안대표부 인사인 안 대사가 참석했고, 사전에 공개발언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 기회를 통해 나름대로 아세안 회의에 대한 기여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대화를 재개한다면 북한이 겪는 재난재해 피해 등이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언론과의 전화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수해, 코로나19 상황과 관련된 질문에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비핵화에 관한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를 한다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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