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19’가 보여준 우리 속 ‘연대’와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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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9-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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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산업 2부 기자 [사진=아주경제DB]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뜻하는 연대(連帶)와 남을 속여 넘긴다는 의미를 지닌 기만(欺瞞).

상충하는 이 두 단어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과 연대하는 다수와 절박함을 기회로 기만을 일삼는 소수가 그 것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이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중년 여성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여성은 “힘든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말과 함께 10만원권 수표 100장이 든 봉투를 놓고 갔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안산시는 이 기부금 1000만원을 자선단체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은평구에서는 한 주민이 저소득층을 위해 써달라며 마스크 3000매를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앞서 광주 동구에서도 익명의 기부가 이뤄졌고, 울산 북구에서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는 전화와 함께 쌀 20㎏ 10포대가 주민센터로 전달됐다. 코로나19가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발생이후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부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와 대구시가 보여준 ‘달빛동맹’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연대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대구시는 지난 8월 광주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기미를 보이자 간호사 10명을 파격했다. 이는 지난 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할 때 광주가 의료진과 물품을 적극지원한 데 따른 상생차원에서 이뤄졌다. 지난 2013년 영호남 화합을 위해 만들어진 달빛동맹이 위기 속 연대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코로나 사태 속에서 돈벌이 급급해 공익을 저버리고 시민들을 기만한 기관, 기업 등도 적잖게 등장했다.

가장 많은 이들의 공분을 불렀던 것은 마스크 매점매석이었다. 일부 제조업체, 유통업자, 판매상인들이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2~4월 사이 보건용 마스크를 이전 판매가 10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하거나 아예 팔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들은 정부가 적극 나서서 단속 및 고발 조치를 하고나서야 모습을 감췄다.

바타민C 제품으로 유명한 경남제약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도마에 올랐다. 경남제약은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던 지난 4월 ‘코로나바이러스 억제’라는 문구가 적힌 항바이러스 패치를 판매해 고객 혼란을 불렀다, 엄중한 시기에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를 코로나19로 착각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마케팅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올 봄 코로나19로 한 차례 결혼을 미룬 예비 신랑신부들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반적인 예식이 불가능해지면서 일부 예식장의 횡포로 울분을 삼켜야했다. 일부 예식장들이 이미 지불한 식대에 한참 못 미치는 저가의 답례품을 강요하거나, 실제 참석 하객수에 상관없이 계약한 인원만큼의 비용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는 2차 대유행으로 많은 이들이 예약된 숙박시설을 취소하는 가운데 일부 업자들이 연락을 끊거나 수차례 나눠 환불처리를 하는 등으로 여행객들의 지탄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관할 공공기관의 단속이나 관리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악용해 고의적으로 환불을 회피하고 있어 제주도 차원의 조치가 시급하다.

설 연휴 직전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어느덧 추석 연휴를 향해 가고 있다. 연대와 기만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가을을 맞이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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