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선" vs "전면 검토"··· 공매도 두고 의견 엇갈리는 학계·개인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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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9-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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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 검토에 나선 가운데 학계와 개인투자자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학계 및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순기능을 강조하며 일부 개선을 주장하는 의견이 대부분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사전 규제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따라 양측의 입장을 담은 공매도 관련 법안들이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8일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공매도와 자본시장' 심포지엄에서 변진호 이화여대 교수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변 교수는 "공매도 제도의 부작용, 혹은 악용 사례 등이 몇 건 발견될 뿐 공매도 자체가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평균적 공매도에 대한 연구 결과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만연해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감독과 처벌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 접근성 제고를 위해 일본증권금융이 중앙집중적으로 재원을 공급하는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하며, 공매도를 한시적으로나마 금지할 경우 대형 종목에만 이를 적용하는 홍콩 사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있었던 무차입 공매도 사례들을 보면 적발된 증권사 68개사 중 21개사만이 과태료를 냈고, 47개사는 주의조치만을 받았다"며 "무차입 공매도 및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감독과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행사에서 나온 의견들을 참고해 향후 공매도 제도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는 최근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여론과는 결이 다른 측면이 있어 향후 추가적인 진통도 예상된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의 순기능이 있더라도 악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처벌 강화 등은 물론 함께 공매도 거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사전 규제까지 포함해 제도를 전면 검토해 '한국식 공매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학계와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다양한 개선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 입장과 유사한 개정안을 내놨다. 김 의원은 공매도 전면 금지를 골자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지난 6월 발의했다. 투기적 공매도로 공정한 가격형성 저해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금지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의원의 경우 불법 공매도 감시와 처벌 강화를 위해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잔고정보 관리 시점을 '장 종료 후'에서 '상시'로 전환하는 개정안을 이날 발의했다.

보다 학계 의견에 가까운 방안으로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발의한 개정안이 있다. 김 의원은 일부 대형 종목에 한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놨다. 지난해부터 금융감독원 등을 중심으로 제시됐던 홍콩 사례에 근거한 개선안이다. 같은 당 홍성국 의원의 경우 불법공매도 행위에 대한 처벌을 현행보다 대폭 강화하는 개정안을 지난달 10일 발의했다. 현행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주문금액' 기준의 과징금으로 상향하고,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의 형사 처벌도 도입하는 방안이다. 박용진 의원도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 처벌 수위와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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