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승계 다툼 본격화…장남도 "아버지 건강상태 확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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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8-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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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나 조희경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 지지

  • 지분 42.9% 보유한 동생 조현범과 갈등 커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지지한 것이다.

이로써 최대주주인 동생 조현범 사장과의 가족간 경영권 다툼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차남승계 결정 등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아버지 판단에 의구심"

조 부회장은 25일 법무법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에 대한 부친의 지분 승계 결정에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조 부회장은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 본인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조 회장의 최근 결정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년후견 개시 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승계가 확정된 조 사장의 결정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압도적 지분 조현범…갈등 커질 듯 

조 사장은 지난 6월 중 시간 외 대량 매매로 조 회장 몫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지분이 42.90%로 최대 주주가 됐다. 조 사장이 4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며 순탄해 보였던 승계는 장녀 조 이사장이 나서면서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조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조 회장에 대해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조 사장에 대한 승계 결정이 정상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다음날 입장문을 배포해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하게 살고 있다"며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에만 해도 조 부회장은 유보적인 입장이었지만, 불과 한 달도 안돼 누나 편에 섰다. 현재 조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9.32%를 들고 있다. 차녀 조희원씨(10.82%), 장녀 조 이사장(0.83%)과 손을 잡을 경우 30.97%다. 42.9%를 보유한 조 사장과는 다소 격차가 벌어져 있지만, 조 부회장이 누나들과 연합해 조 사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해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다. 법정후견과 임의후견으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법정후견은 정신적 제약 정도와 후견 범위에 따라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으로 나뉜다. 한정후견은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로 일부분에서 후견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왼쪽)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 부회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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