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혜택 요구하다가 소송" 반격 나선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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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8-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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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 실러 애플 부사장 "에픽게임즈 행위는 도둑질과 다를 바 없어"

  • 팀 스위니 에픽 CEO "iOS 이용자에게 열린 모바일 플랫폼의 자유 제공해야"

  • 애플, 30% 수수료 안 받으면 플랫폼 생태계 유지와 보안·관리 어려움 강조

포트나이트 퇴출을 계기로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애플 앱스토어 관련 반독점 소송에 대해 애플이 입을 열었다. 에픽게임즈가 자사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을 요구하다가 애플이 이를 거부하자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려 했으며, 이러한 행위가 애플 앱스토어 전체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다.

22일 미국 IT전문지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이 법원에 에픽게임즈의 반독점 소송에 대응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가처분 신청은 법원이 애플의 포트나이트 앱스토어 퇴출 결정을 취소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포트나이트 내 디지털 상점.[사진=사진=연합/로이터]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 규칙을 위반하고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려 한 것이 지금의 사태를 만든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필 실러 애플 앱스토어 총괄 부사장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에 앱스토어와 애플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내는 수수료를 두고 자사만을 위한 특별 거래를 요청했다. 애플이 이를 거절하자 포트나이트에서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제거했다. 애플 앱스토어 약관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앱스토어 퇴출 대상이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를 다시 앱스토어로 돌려 놓기 위한 긴급 구호 수단으로 법원의 문을 두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자가 앱스토어를 이용하면서 애플 결제 시스템을 회피하는 것은 애플스토어에서 물건을 집어 들고 이에 대한 비용을 내지 않고 떠나는 것과 같다"고 에픽게임즈를 비난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 앱스토어의 결제 시스템 강제가 기업과 개발자의 플랫폼과 기술 선택권을 제한하는 만큼 미국 반독점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주 애플을 법원에 고소했다. 에픽게임즈는 자사의 인기 배틀로얄 게임인 포트나이트에서 전체 디지털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받는 애플 결제 시스템을 제거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앱스토어 퇴출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번 소송을 통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와 애플 경영진 간 주고받은 이메일의 내용도 공개됐다. 이메일을 통해 에픽게임즈는 30%에 달하는 앱스토어의 디지털 수수료가 과도한 만큼 에픽게임즈뿐만 아니라 모든 개발자에게 대체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고, 애플의 관리·감독 하에 iOS(애플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 앱 마켓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요청을 애플 측은 딱 잘라 거절했다. 더글러스 베터 애플 법률 고문(최고변호사)은 "앱스토어는 단순 앱 마켓이 아니라 애플이 개발자에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의 일부분이다. 에픽게임즈가 제공하려는 대체 결제 시스템이나 앱 마켓이 애플만큼 엄격한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시스템을 토대로 콘텐츠(앱)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며 정책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가 공개한 이메일 요청.[사진=팀 스위니 CEO 트위터 캡처]

이러한 애플의 답변을 받은 이후 에픽게임즈는 지난 8월 13일 새벽 2시(현지시간) 애플에 이메일을 통해 포트나이트에 대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통보한 후 시스템 도입을 강행했다. 당시 스위니 CEO는 "플랫폼 발전의 역사와 미국의 법이 우리 편이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애플이 플랫폼 제한 사항을 거두고, 전 세계 10억여명의 iOS 이용자에게 열린 모바일 플랫폼이 가져오는 권리와 자유를 인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실러 부사장은 "모든 기업과 개발자가 애플과 계약을 거부하고 현재 앱 검토 절차를 우회하면 애플 앱스토어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보안과 관리에 관한 많은 이점이 사라질 것이다. 기업과 개발자가 애플에 앱스토어와 결제 시스템 이용에 관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애플이 시스템 운영을 위해 지속해서 투자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며 포트나이트 앱스토어 퇴출을 결정했다.

이후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그 유명한 '1984' 광고를 패러디해 현재 애플의 행위가 기업과 개발자를 억압하는 독재자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애플에 이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퇴출한 구글에도 '불리한 계약 및 기술 장벽'을 세웠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에선 '갤럭시스토어'나 '아마존파이어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포트나이트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소송과 별개로 애플은 미국 의회에서 독점 금지에 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미 하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독점 여부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해야 했다. 당시 미국 하원은 주로 애플 앱스토어 정책의 폐쇄성을 지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미 대법원은 개발자들이 (애플의) 독점 금지 문제에 대해 소승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히며, 작년 다른 개발사가 제기한 애플 앱스토어 독점 관련 소송을 기각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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