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본부의 부지휘관을 맡고 있는 내정부 천종옌(陳宗彦) 차관은 각국, 지역과의 왕래재개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타이페이 (사진=NNA)]
타이완에서는 4월 중순 이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지역 내 감염사례가 없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대책을 주도하고 있는 위생복리부 중앙유행전염병지휘센터에 대한 평가가 매우 높다. 내정부 정무차관이자 지휘센터 부지휘관을 맡고 있는 천종옌(陳宗彦) 차관에 의하면, 타이완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세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달 타이완을 방문한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부 장관은 "타이완의 방역체계는 세계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도 타이완 정부의 코로나 대책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다. 그럼 타이완 정부는 언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수립에 나섰을까.
천 차관에 의하면, 타이완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인터넷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정보를 접하자마자 당일 바로 행정원(내각) 부원장(부총리)이 주재하는 대책회의가 소집됐으며, 천 차관도 이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와 타이완을 오가는 항공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 후 내정부장(내무부 장관)은 천 차관에게 방역책임을 맡기며, 필요한 준비를 철저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2월 말에는 동 센터의 천스중(陳時中) 지휘관의 추천으로 천 차관은 센터 부지휘관에 취임했다.
천 차관은 지휘센터 부지휘관과 함께 출입경과 항공경찰 업무인 국경검역조장을 맡게 됐다. 부지휘관의 역할은 지휘관의 지시 및 조정을 보좌하고 지휘센터에 설치된 각 조의 업무를 통합하는 것이었으며, 국경검역조장은 공항 세관, 입경관리, 검역, 치안(CIQS)팀의 업무를 조율하는 것이다.
6월 7일까지 매일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으나, 가장 바빴던 시기는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3월 19일부터 4월 말까지였다. 이 시기에는 주말도 쉬지 않고 하루 14시간 넘게 근무했다. 천 차관은 "담당 영역에 상관없이 많은 조치를 신속하게 조율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까지 업무 중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2월 8일 지룽(基隆)항에 입항한 크루즈선 '수퍼스타 아쿠아리우스'와 관련된 대응과 3월 감염자가 증가했던 때라고 한다.
슈퍼스타 아쿠아리우스호에서는 결과적으로 확진자가 없었으나, 당시에는 시급한 대응이 필요했다. 타이완 정부는 6일, 국제 크루즈선의 타이완 기항을 금지했는데, 슈퍼스타 아쿠아리우스호는 그로부터 이틀 후 지룽항에 입항했다. 승객의 99%가 타이완 국적자이거나 타이완에 거주하는 외국인이었기 때문.
최종적으로 검역대상은 14일 이내에 증상이 있었던 사람 등 총 128명으로 좁혀졌으며,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기 때문에 1738명의 승객 전원이 하선할 수 있었다.
3월에 감염자 수가 증가한 이유는 해외에서 귀국하는 인원이 증가했으며, 검역체계가 강화되었기 때문. 지휘센터는 3월 21일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입경자 격리조치를 실시했다. 격리자 중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전원 검사를 실시했다. 감염자 수는 3월 한달동안 283명까지 늘었다.
천 차관은 "당시는 매일 타이페이 시내와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을 오가며 공항 동선과 검사과정을 조율했다"고 회상했다.
■ 마스크 수출 지역으로
지휘센터에서는 치료방법 및 감염예방에 대해 전문가 팀이 검토, 판단해 각종 조치를 내린다. 각 조는 각각의 직권에 따라 분담해서 대책을 수립한다.
마스크 실명구입제도는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총리)이 지휘센터와 직접 협의했다. 마스크 실명제로 당초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은 1주일에 2장이었으나, 현재는 2주일에 9장까지 증가했다.
천 차관은 "개인 마스크 사용 현황을 조사했더니,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 출입하지 않을 경우, 대중교통 및 업무상 사용에 한정되어 있었다"면서, 2주일에 9장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공급에 여유가 생기자, 해외에 마스크를 원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마스크 생산라인을 만들고 있는 타이완의 기계 제조사는 독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있었으나, 유럽에서도 감염이 확산되자 부품수입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각사들은 기술과 리소스를 공유하는 등의 협력을 통해, 2개월 만에 131개의 생산라인을 제조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천 차관은 "코로나 이전에는 마스크를 수입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수출까지 하게 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 居家検疫, 강제격리가 아니다
타이완 정부의 마스크 규제 및 격리에 대해, 해외에서는 '너무 강경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천 차관은 "기본적으로는 자가에서 자율적으로 격리하는 居家検疫 형태이며, 소위 강제격리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居家検疫'은 '격리'가 아니라 '검역'. 전세기 등으로 귀국한 시민이 체류해야 하는 집중검역소에 대해서도 "고위험 지역에서 귀환한 시민을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역 호텔'도 집이 居家検疫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 정부가 제공하는 것으로, 시민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강제가 아니라고 했다. 천 차관에 의하면, 집중검역소 이용자의 만족도는 98.9%에 이른다.
천 차관은, 타이완은 '전염병 방지법'에 근거해 규정 위반자에 대해 벌칙을 집행하고 있으나, 위반율은 1000분의 1로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정례기자회견에 참석한 중앙유행전염병지휘센터의 천스중(陳時中) 지휘관(왼쪽)과 천종옌 부지휘관(가운데). =19일, (사진=중앙유행전염병지휘센터 제공) ]
■ 국가간 왕래, "기존 수준으로 되돌릴 수는 없어"
천 차관은 "타이완은 도시봉쇄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체온검사 등을 제외하면 시민들에 대한 제재가 거의 없었으나, 입경과정에 엄격한 검역조치를 실시했기 때문에 지역감염의 위험이 매우 낮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가간 왕래 재개에는 여전히 신중하다. 타 국가나 지역은 여전히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국가간 왕래를 "기존 수준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고 한다.
타이완 정부는 6월 22일부터 일부 국가나 지역으로부터 입경하는 사람에 대해, 입경 후 격리기간을 14일에서 최단 5일까지 단축했다. 타이완 입경 전 3일 내에 받은 PCR 검사 음성결과서 제출이 전제조건. 일본에 대해서는 최단 7일까지 단축했으나, 최근 들어 일본에서 재차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격리단축 대상국에서 일본을 제외했다.
천 차관에 의하면, 격리기간 단축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의 50%가 잠복기로부터 5일 이내에 발병하고, 70%가 7일 이내에 발병한다는 통계에 따라 결정했다.
앞으로 타이완 정부는 병상, 인공호흡기 등의 설비를 확보해 가면서, 병원 내 격리와 분산을 철저하게 하고, 최일선 의료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천 차관은 "시민 모두의 위생의식을 계속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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