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發' 쇄신인사…유통업계 번지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서민지 기자
입력 2020-08-21 16: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코로나 쇼크에 사상 초유 실적 위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사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실적 위기를 맞고 있는 유통 대기업들이 올해 강도 높은 쇄신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서두르거나 인사 폭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그룹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말이 아닌 '8월 임원 인사'를 전격 발표하면서 '그룹 2인자' 황각규 부회장(65)을 퇴진시키고 대대적인 세대 교체에 나선 것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황 부회장의 후임은 다섯살 젊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60)가 선임됐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올 연말 또 한번의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경륜으로 회사가 안정된 성장을 이뤘다면, 급속한 변화의 시대를 맞아 경영 트렌드와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젊은 조직을 구성하겠다는 신동빈 회장(65)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같은 위기를 맞은 경쟁자 신세계도 동일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통상 12월 1일자로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해왔지만, 올해는 인사가 앞당겨지거나 대규모 인사 교체가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특히, 업계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담당하는 신세계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는 신세계백화점(차정호 대표·62)과 신세계인터내셔날(장재영 대표·59)의 사령탑의 자리를 교체하는 것에 그쳤지만 면세점 등 실적 악화가 이어진 만큼 대대적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올 2분기 2011년 이마트 부문과의 분할 후 사상 첫 분기 적자(-431억원)로 돌아섰다.

아울러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SSG닷컴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1)이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공평동 SSG닷컴 본사에 집무실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부회장은 SSG닷컴의 성장을 직접 챙기기 위해 강남 신세계그룹 본사와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 이어 SSG닷컴 본사에 세 번째 집무 공간을 꾸렸다.

한 유통업계 임원은 "유통 대기업들은 롯데그룹 인사가 남 일 같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조업과 달리 유통업의 경우 트렌드에 민감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에 맞는 인사철인 올 하반기 세대교체 바람이 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인적 쇄신에 나선 바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매년 12월 초에 이뤄지던 인사를 10월에 발표했다. 특히, 실적 부진 타개를 위해 창립 후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공무원 출신으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친 강희석 대표(51)를 이마트의 새 수장으로 앉히면서 안팎으로 큰 충격을 줬다. 

이외 CJ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60)은 지난해 그룹 인사에서 파격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두면서도 '비상경영'에 들어간 CJ그룹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 소규모 인사를 실시하면서도 그룹의 주축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교체를 감행, 체질 개선 의지를 확고히 했다. 올해는 뚜레쥬르 매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쏜 만큼 그룹 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세대교체를 골자로 한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백화점 수장에 선임된 김형종 한섬 사장(60)을 비롯해 1960년대생 김민덕·윤기철 대표이사가 한섬, 현대리바트를 이끌게 됐다. 전년 보다 2주가량 빨리 단행한 인사로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현대렌탈케어 대표가 물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보수적인 유통 대기업집단에서도 대거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커머스 공세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의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낸 유통가에서 분위기 쇄신 카드로 나이가 많은 임원들 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