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신흥국 통화 '빨간불'] 약달러 대비에도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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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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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 수요 급락과 코로나19 확산 영향

신흥국 통화 가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달러가 엔화와 유로화 주요 통화대비 약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흥국 통화는 달러 대비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흥국 통화 가치의 급락이 글로벌 금융에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브라질 레알화를 비롯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랜드 및 터키의 리라는 미국 달러 대비 최소 20%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멕시코 페소도 달러 대비 가치가 약 15% 떨어졌다.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는 "유로를 비롯한 주요글로벌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가 최근 2년간 최저치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급락은 더욱더 놀랍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3월과 4월 코로나19 펜데믹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의 펀드매니저들은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서 수십억 달러를 인출했다. 안정성이 적은 곳에서부터 현금화를 시작한 탓이다. 이후 선진국으로의 투자는 늘었지만, 신흥국 자금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 세계은행은 지난 6월에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 경제가 올해 2.5%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 하락 폭이 가장 큰 국가들의 공통점은 코로나19 통제가 제대로 안 되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다. 무엇보다도 터키, 브라질, 멕시코와 같은 일부 국가의 경우 원자재 가격의 반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들 국가의 통화는 원자재가 반등할 때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TD 증권의 글로벌외환 전략 책임자 마크 맥코믹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신흥국 시장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세계 경제 회복되었다는 진짜 신호다"라면서 “글로벌 경제가 정상적 성장을 보이고 수요의 회복이 제 궤도에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당장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수입물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부채 상환 불이행 가능도 높아진다. 이들 국가가 상환하지 못하는 부채의 규모가 커질수록 주변 경제의 타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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