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국서 공부한 베트남 엔지니어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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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8-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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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부 박닌성 근무할 박사급 인력 모집

  • 폴더블 OLED 모듈 생산라인 투입 전망

삼성이 베트남 고급 인재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나 한국에서 공부한 '박사급' 인재를 찾는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관련 우수 인재들을 선점하는 동시에 현지 시장에서의 원활한 소통과 협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계열사 중 한 곳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1일부터 재한 베트남 유학생을 대상으로 베트남 북부 박닌 생산라인에서 근무할 박사급 엔지니어 인력 채용에 나섰다. 채용 분야는 산업용 로봇 자동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 품질 관리, 디스플레이 패널 모션 분석 등 총 8개 직군이다.

이처럼 삼성 계열사가 박사급 고급 인력을 한국에서 따로 모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매년 현지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통해 대규모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은 현지 대졸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GSAT를 실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채용할 베트남 전문 인력들이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지 폴더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생산 과정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해외에선 처음으로 베트남에 폴더블 OLED 모듈 공장을 구축한 바 있으며 현재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한국 엔지니어들과의 원활한 협력을 위해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인력을 채용 중"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삼성의 새로운 전략 거점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연 1억5000만대 수준으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소화하고 있다. 삼성이 베트남 당국에 승인받은 투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 173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폐쇄가 결정된 중국 쑤저우 삼성전자 노트북·PC 공장 역시 베트남 이전이 유력하다.

최근 베트남은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연구개발(R&D)의 역할로 진화하는 중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하노이에서 R&D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하노이 R&D 센터는 2022년 말 완공 예정으로 지상 16층, 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된다. 동남아시아 내 삼성전자 R&D센터 중 최대 규모다. 이렇다보니 삼성으로서도 베트남 현지인으로 구성된 다수의 고급 인재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방한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2200여명의 현지 R&D센터 연구 인력을 3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한국과 베트남은 많은 문화적 결속력이 있다"면서 "삼성베트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베트남 경제 발전과 양국 관계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을 향한 베트남의 러브콜도 뜨겁다. 푹 총리는 이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삼성이 계속 발전해 베트남이 모든 분야에서 삼성의 세계 최대 전략 생산거점이 되도록 해달라"며 반도체 공장의 설립을 요청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하노이에서 최주호 삼성베트남 복합단지장을 직접 만나 "삼성이 베트남을 글로벌 전략 생산 중심으로 선택하길 희망한다"며 "베트남에서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VN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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