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세 애국지사 부인 앞에 허리 숙인 文…먼저 입장해 최고 예우로 맞이

김봉철 기자입력 : 2020-08-15 13:24
57년 만에 동대문서 광복절 경축식…김구 영결식·손기정 마라톤 우승 기려 김좌진 후손 송일국·청각 장애인 이소별씨 사회…김연경 국기 경례문 낭독 대통령 입장 의전 관례 깬 파격…슬로건 ‘우리나라’·25분 연설 중 6번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독립유공자 및 그 후손 등과 75년 전 광복의 교훈을 되새겼다.

경축식이 거행된 DDP는 옛 동대문 운동장의 터다. 1945년 대한민국임시정부 개선 전국환영대회, 1949년 백범 김구 선생의 영결식 등이 개최됐다. 격동의 근·현대사 속 국민들의 애환을 함께했던 동대문 운동장의 역사적 의미가 개방과 교류, 소통이라는 미래지향적 가치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해방 후 서울운동장으로 바뀌었고 오랫동안 동대문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땀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고 언급했다. 이곳에서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것은 1963년 이후 57년 만이다.

이승만 정권 당시에 광복절 경축식은 대부분 서울운동장에서 열렸고 최근까지는 세종문화회관과 천안 독립기념관 등에서 주로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1935년 서울운동장 육상대회에서 우승한 손기정과 같은 곳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1945년 대한민국임시정부 개선 전국환영대회를 상기했다.

기념식은 의장대의 호위를 받은 애국지사 대표 4명 임우철 광복회 원로회의장, 김영관 한국 광복군 동지회장, 이영수 광복회 고문, 장병하 광복회 대의원이 입장하며 시작됐다.

이번 경축식의 사회는 김좌진 장군의 후손인 배우 송일국씨와 청각장애인 이소별씨가 맡았다.

청와대는 처음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국가 기념식 사회를 맡아 애국지사와 순국선열의 애국애족 정신이 오늘날 우리 사회 내에서 조화로운 공동체 정신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뜻을 더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문은 여자배구 국가대표인 김연경 선수가 낭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관례를 깨고 행사장에 먼저 도착해 마지막에 입장한 유공자들을 기다리다가 직접 맞이하는 등 예우를 다했다. 행사 직전에 대통령이 입장하는 통상의 의전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경축식 시작 2분 전인 9시 58분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잠시 후 101세의 임우철 광복회 원로회의장을 비롯해 네 명의 애국지사 대표가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고 일일이 악수하며 맞이했다.

애국지사들은 별도로 준비된 의전차량을 통해 서울경찰청의 차량경호를 받으며 출발지에서 행사장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의장대의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에 탄 채 입장한 애국지사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악수를 청한 뒤, 주빈석으로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태극기를 흔들며 힘차게 만세를 외쳤다.

문 대통령 내외는 경축식에 앞서 DDP에서 진행되는 ‘독립운동 11인의 청춘전’ 전시회를 관람한 뒤 가입 시 독립유공자 및 후손 생활자금 기부금이 쌓이는 ‘대한이 살았다’ 통장에 1·2호로 가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독립유공자 5명의 유족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항일농민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되는 등의 공적이 있는 고(故) 최사진 독립유공자의 배우자 박명순 여사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117세의 고령으로 휠체어에 앉은 박 여사가 앉은 자리까지 가서 허리를 숙여 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25분여간 이어진 경축사에서는 총 여섯 번의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 후에는 2017년 광복절 경축식 당시 연단에 서서 임시정부 애국가를 독창했던 오희옥 애국지사가 요양 중에 육성 대신 자필로 애국가를 종이에 적어내리는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전 세계 57개국 71개 재외공관 직원들과 재외동포들이 직접 촬영한 만세영상에 맞춰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광복절 노래를 제창했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인원을 최소화했다. 참석자 전원이 태극기와 행사 슬로건인 ‘우리나라’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문 대통령에 앞서 기념사에서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승만’ 지칭하고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은 ‘민족 반역자’ 부르며 격한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으로 지칭하며,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며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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