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기업생존전략]⑪시멘트-하반기도 코로나19 ‘무풍’... 친환경 투자로 수익성 강화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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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8-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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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멘트 업계가 코로나19 위기속에서도 친환경 연구개발(R&D) 투자를 돌파구로 삼고 도약중이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 몇 년간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경쟁사를 줄이고, 업계의 최대 화두인 '그린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폐열 회수시설 등 자원 순환 설비, 미세먼지 감축 설비 확충, 초저발열 시멘트 개발 등으로 원가절감을 이뤄내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력비는 시멘트 생산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친환경 순환 설비 투자는 수익선 개선의 주 요인인 셈이다. 

13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분기 시멘트 출하량은 약 142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시멘트 출하량은 약 1160만톤으로 작년보다 5% 감소했고, 상반기 전체로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줄었다. 매출 기준으로 따지면 전년 대비 약 1159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1분기만 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상대적으로 덜 미쳐 선방했지만,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코로나19 영향권안에 들었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하반기에도 출하량 규모는 정체될 것으로 예상해 생존 전략으로 친환경 설비를 강화 중이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쌍용양회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잠정치·연결기준)이 전년 동기(1059억원)보다 14.6% 늘어난 1213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당기순이익은 706억원에서 733억원으로 3.9% 늘었다. 반면 매출은 7610억원에서 6990억원으로 8.1% 감소됐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시멘트 업황이 지속 침체 되면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감소됐다"면서도 "유연탄 가격이 올 2분기에 안정적으로 움직였고, 비용절감 및 지속 투자로 인한 경쟁력 확보 등으로 수익성이 지난해 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분기별 실적을 보면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개선됐다. 매출 증가율 22.7%, 영업이익 증가율 195.5%,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173.6%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친환경 설비투자 강화로 가능했다. 쌍용양회는 2018년 9월 국내 최대인 1100억 원대 규모의 친환경 폐열발전 설비(열을 밖으로 배출하지 않고 회수해 전력 생산) 가동을 시작했다. 심야 시간 전력을 충전했다가 낮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최대 규모인 22㎿h급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설치했다. 홍사승 쌍용양회 회장은 지난달 29일 '2019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증하고 있는 폐합성수지와 같은 순환자원의 처리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초격차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친환경 시멘트 전문기업으로의 탄탄한 기반도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신양회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소성로에서 나오는 고온의 폐열을 연료 및 분쇄공정에 재사용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2018년 1100억원을 투자해 단일 시멘트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43.5㎿h 규모의 폐열발전설비를 동해공장에 설치하면서다.  또한 비산먼지(대기 중에 흩어지는 먼지)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노면 청소차로 공장 주변 도로 청소를 수시로 진행하고, 집진기도 매년 1~2대씩 교체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도 지속적인 시설투자를 통해 기존의 대형 전기집진기를 최첨단의 여과집진기로 교체했다. 한일시멘트는 외부에 노출된 단양공장의 크래셔(분쇄기) 시설을 완전 밀폐하고, 사업장 내 240여 기의 최신집진 시설을 설치했다.  

삼표도 지난 3월 산업·생활 폐기물을 시멘트 대체재로하는 '친환경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삼표그룹은 1996년부터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사업 자회사인 '에스피네이처'를 설립해 충남 보령·당진과 전남 여수 3곳에서 플라이애시(Fly Ash) 공장을 가동 중이다.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콘크리트 생산 시 시멘트를 대체하는 혼합재로 가공하거나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가공해 건설 기초소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또, 충남 당진과 천안 2곳의 공장에서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슬래그(Slag)를 가공해 건설기초소재인 고로슬래그시멘트를 만들고 있다. 아울러 생활쓰레기도 시멘트 생산 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삼표그룹 자회사 삼표시멘트는 폐비닐 등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대체재로 재활용 중이다. 특히 유연탄은 전량 수입되는 자원인 만큼 생활폐기물 재활용 시도는 의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국내 시멘트업계는 지난해부터 정부와 발전사·시멘트사가 민관 협의체를 발족해 일본산 석탄재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국내산 석탄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사능에 노출된 일본산 석탄재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멘트 원료로 국산 석탄재를 재활용하는 설비 확보와 공정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사업은 기존 공정기술과 설비로는 재활용이 어려운 매립 석탄재나 바닥재까지 시멘트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목표로 한다. 현재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석탄재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한 뒤 남는 바닥재다. 과거에는 석회석에 천연원료인 점토를 사용해 시멘트를 생산했으나 1990년대 들어 정부가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천연자원의 광산개발을 억제하면서 점토의 대체 물질로 석탄재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시멘트 업체 대부분이 석탄재를 사용해 시멘트를 생산 중이다.
 

[사진 = 삼표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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