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농수산물 이어 커피·설탕 등 생필품 가격도 '들썩'

원승일·서민지·조아라 기자입력 : 2020-08-12 17:43
무·배추 도매가격 급등...오징어 등 수산물도 덩달아 오름세 대형마트 등 소매가격 상승세 부추겨 코로나19 영향, 원두·코코아·설탕 등 소비재 가격 치솟아
유례없는 최장 집중호우로 배추, 무, 오징어까지 농·수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전 세계 확산 중인 코로나19 영향으로 커피 원두와 코코아, 설탕 등 소비재 가격마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격 급등세가 추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폭우로 농작물 피해가 큰 데다 긴 장마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공급마저 감소해 농산물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6월 포기당 2472원에서 7월 3474원, 8월 1∼6일 3907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얼갈이배추도 4㎏당 6월 6098원, 7월 6645원에서 8월 1∼6일 1만5117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무 도매가격도 6월 개당 1165원에서 7월 1132원으로 하락하다 8월 1∼6일 1248원으로 크게 올랐고, 상추 역시 4㎏당 6월 1만8954원에서 7월 2만8723원, 8월 1~6일 4만6126원으로 껑충 뛰었다.

긴 장마에 조업 횟수가 크게 줄면서 갈치, 오징어, 고등어 등 주요 수산물 도매가격도 덩달아 오름세다.

11일 기준 태안 안흥산 생오징어 20마리 평균 경매가격은 지난 4일 4만1400원에서 5만8300원으로 41% 올랐다. 제주산 생갈치 10마리 평균 경매가는 7만81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34% 뛰었다.

도매가격 상승세는 고스란히 소매가격으로 옮겨와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13일과 비교할 때 11일 기준으로 배추 1포기 3490원에서 4290원, 무 1개 1790원에서 1890원, 적상추 1봉 2990원에서 3490원, 청상추 1봉 2990원에서 3990원 등으로 올랐다.

수산물 소매가도 들썩이면서 이마트 생오징어 1마리 가격은 지난 1주일(8월 5일~11일)간 10%가량 상승했다. 롯데마트 생고등어와 생갈치 1마리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25.1%, 12.5% 올랐다.

생고등어는 10~12마리 평균 경매가가 지난달 30일 1만8000원에서 이달 6일 4만5000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생고등어는 물량 부족으로 지난 7일 이후 경매량이 거의 없어 당분간 가격 급등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역대급 장마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채소와 수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인다"며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예약 판매가 시작된 일부 추석 선물세트 가격도 긴 장마 탓에 오를 기세다. 

올해는 추석이 늦은 편이어서 전년보다 선물세트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장마 영향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추석이 빠르면 전년 가을에 비축한 과일 등 상품이 소진되고 새로운 제품이 출하되기 전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물세트를 제작해 가격이 평년보다 비싼 편"이라며 "올해는 추석이 늦은데도 장마로 인해 가격이 올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커피 원두와 코코아, 설탕 등 소비재 가격마저 치솟고 있다.

커피, 초콜릿 원재료인 이들 상품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주요국 생산지가 타격을 입으면서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원두, 코코아, 설탕 등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가격이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최근 국제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상품 가운데 상승률도 가장 두드러진다.

7월 들어 코코아 선물 가격은 15%가량 뛰면서 1t당 2488달러를 기록했다. 3월부터 5월까지 15% 떨어졌던 커피 선물 가격도 7월 한 달 동안에만 14% 치솟으면서 파운드당 1.12달러로 집계됐다.

설탕과 목화도 마찬가지다. 설탕 선물 가격은 지난 3월 27% 주저앉았다가 5월부터 20% 올랐다. 목화 선물 가격도 지난 3월 18% 떨어졌지만, 5월 이후 11% 반등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원두, 설탕 같은 소비재들은 연중계약으로 진행하는 데다가 미리 만들어놓은 재고 상품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국제적으로 수급이 힘들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불가피하게 판매가 인상되는 상황을 최대한 방어하고자 물량을 평소 대비 30~40% 줄이거나 산지 다변화를 하는 등 빠르게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상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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