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서 코로나19 확진자 늘자 '도쿄 차별' 고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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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0-08-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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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거주하는 A씨가 받은 쪽지 [사진=일본 TV아사히 방송화면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본의 전국 47개 광역지역 중 도쿄도(東京都)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내 도쿄 차별이 퍼져 나가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 TV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도쿄에 거주하는 A씨는 성묘를 위해 신칸센을 타고 자신의 고향인 아오모리(靑森)현 아오모리시를 찾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고향 집 앞에는 그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A4용지 크기의 쪽지가 날아들었다.

이 쪽지에는 "왜 이런 시기에 도쿄에서 왔느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 등 물음표와 느낌표를 섞어가며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곳에는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고령자도 있다. 얼른(さっさと) 돌아가라. 모두에게 폐가 된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쪽지를 받은 남성은 "감염 예방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한 뒤, 음성까지 받았지만 이런 쪽지를 받아 씁쓸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코로나19에도 인파로 붐비는 도쿄 거리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은 지난 1월 16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표되고 나서 약 7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가 5만 명대에 올라서면서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6월 중순에 도쿄를 중심으로 새로운 타입의 유전자 배열을 지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갑자기 등장했다고 밝히면서 경계심은 적개심으로까지 번졌다.

지난 4월 23일 시즈오카(靜岡)현 이토(伊東)시에서는 온천 시설 주차장에서 차량 4대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3대는 타지역 번호판이 장착된 차량으로, 시는 외래 방문객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한 행위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외래 방문객에 대한 범죄가 일어나자 지역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물품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즈미 가몬(飯泉嘉門) 도쿠시마(德島)현에서는 도쿠시마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쿠시마현 내 주재자입니다'라고 쓴 스티커도 판매 중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지역 차별 문제가 속출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관광산업을 살리겠다며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을 강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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