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발 저작권 전쟁] ① 영화배급사는 왜 OTT에 영화 배급중단을 선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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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8-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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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영화수입배급사협회(수배협)가 최근 국내 OTT 서비스 플랫폼인 왓챠와 웨이브, 티빙에 영화 배급을 중단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냈다. 현재 영화 저작권료 정산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OTT 업체들은 오히려 영화업계와 상생을 고려한 구조라며 반박한다.

11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배협은 '변화하는 한국 영화시장의 독자적 VOD 생존방법, VOD 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대처방안'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 수배협은 저작권료를 정당하게 지급받을 때까지 왓챠와 웨이브, 티빙에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간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영화 유통은 IPTV 등이 채택한 건당 결제 방식인 T 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가 주를 이뤘다. 반면 OTT 서비스는 월 단위 일정금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구독형 모델이 중심이다. 

수배협 측은 OTT 플랫폼이 영화업계와 저작권료를 배분할 때 모든 영상 콘텐츠의 시청 편수 중 이용한 비율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TV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한 편당 러닝타임이 1시간 이하로 짧지만 전 편을 보려면 여러 회차를 봐야 한다. 영화는 한 편 당 2시간이 넘으므로 보통 한 두 번 이상 반복해서 보지는 않는다. 따라서 관람한 회차 수를 비율로 따져 저작권료를 정산하는 방식은 영화 콘텐츠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OTT업계는 월정액 방식이 수입배급사에 불리한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왓챠에 따르면 영화 콘텐츠는 극장에서 개봉된 이후 IPTV와 TVOD, SVOD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제공된다. SVOD는 구작으로 분류돼 신작으로서 수명을 다한 콘텐츠가 월정액 서비스를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게 왓챠 측의 주장이다.

왓챠 측은 "OTT가 아니면 극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만 반복 소비되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며 "영화 콘텐츠 자체의 다양성은 물론 사용자의 취향 다양성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TT 업체 별로 향후 협상 가능성은 조금 엇갈린다. 왓챠와 달리 티빙과 웨이브는 콘텐츠 별 단건 판매 방식도 채택하고 있어서다. 반면 왓챠는 월정액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 측은 "공청회 이후 수배협 쪽에서 별도로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받은 적은 없다"며 "언제든 논의 후 결제방식이나 모델은 바꿀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월정액 결제 방식의 구독모델을 채택한 플랫폼 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저작권 배분방식을 둘러싼 논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특히 저작권 수익 배분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자유롭기 힘들다. 자금력이 풍부한 넷플릭스처럼 계약 기간 중 판권 전체를 사는 방식이 아닌 콘텐츠 당 수익을 배분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다.

수배협과 OTT업계는 이번 사안을 논의를 통해 해결하자는 열린 입장이다. 수배협은 향후 제작사와 배급사, 수입사, 디지털 유통사, 플랫폼 회사가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공청회를 열고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왓챠 역시 공청회뿐만 아니라 각 수입배급사, 영화산업 관계자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든지 참여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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