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승계 기반 다지나"…호반그룹, 사업 다각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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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입력 2020-08-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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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열 회장 자녀 김대헌·민성·윤혜 삼남매, 각 계열사 지배

  • 지분정리, 향후 IPO 밸류 극대화 위한 포석이란 관측도

호반건설 우면동 사옥.[사진=호반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호반그룹 내 각 계열사들이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공개(IPO) 대비와 김상열 회장의 자녀 김대헌·민성·윤혜 삼남매가 맡은 각 계열사의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사업구조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호반그룹은 2018년 호반건설과 ㈜호반(옛 호반건설주택) 합병 이후 주력인 호반건설은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지분 54.7%)에게, 토목 사업을 영위하는 호반산업은 김민성 부사장(지분 42.0%), 아브뉴프랑 등 유통업을 이어가는 호반프라퍼티를 김윤혜 실장(지분 31.0%)에게 배분했다. 이들 3개 사들은 각각 사업영역이 구분돼 있다.

협력관계였던 호반건설과 호반산업 간의 공동시공 및 계열 간 수주가 2017년 이후 진행되지 않고 있고 관계사 지급보증 규모의 축소 등을 감안할 때 과거 대비 계열 간 재무적, 영업적 연계성도 점차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증가한 대여금은 2015년 말 2359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35억원으로 감소했다. 관계사 지급보증 역시 2015년 말 9395억원에서 지난해 말 3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각기 다른 영역을 구축한 만큼 각 계열사의 사업다각화 역시 제각각이다. 그룹 내 주력인 호반건설은 주택일변도 사업구조에서 에너지, 산업단지 시공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1년 이후 연간 1만 세대의 주택을 공급하면서 외형을 확대했다. 2012년 이후에는 사업범위를 수도권으로 넓혔다. 호반써밋, 베르디움 등 주택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효과로 정비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도 냈다.

그러나 최근 주택경기가 불확실해 지면서 사업 다각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택중심 사업구조로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실제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 중 토목 실적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 올랐던 호반건설은 올해 12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호반건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산업단지 개발공사, 택지 조성공사, 항만 재개발공사 등으로 수주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사업비 4000억원 규모의 김포 학운5일반산업단지 개발 시공을 비롯해 청주국사일반산업단지 등 일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차남 김민성 전무가 지배하는 호반산업 역시 주력인 토목과 분양사업을 넘어 임대주택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호반산업은 지난해 말 98.1%에 달하는 우수한 분양률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15년 말 173.1%에서 지난해 말 111.7%로 줄어들 정도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 순차입금도 2015년 말 3171억원에서 지난해 말 1167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우수한 분양과 수주에도 주택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사업 다각화에 나선 호반산업은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호반산업의 임대주택 자산은 임대주택토지(576억원)와 임대주택(2386억원) 등을 포함해 2498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호반산업은 터널 등 토목사업에서 강점을 지닌 울트라건설을 인수한 후 SOC 민간투자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경남기업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에서 관련 경력을 쌓은 이재성 상무와 고윤기 부장 등을 민자사업팀에 배치하고 사업 참여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과정으로 전해진다.

장녀인 김윤혜 실장이 지배하고 있는 호반프라퍼티는 전신인 호반베르디움 시절부터 유통업계를 주로 영위했다.

2011년 스트리트형 쇼핑몰 판교 아브뉴프랑 영업을 시작으로 광교 아브뉴프랑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호반프라퍼티로 이름을 바꾼 후 농산물 유통업체인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를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호반프라퍼티는 지난해 6월 대아청과 지분 51%를, 12월에는 삼성금거래소 지분 43%를 사들였다.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의 자산규모는 각각 323억원과 505억원이다.

대아청과는 가락시장 내 5대 청과도매법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금거래소는 70년 전통 60여년 도매 시세 고시를 주도해 온 금 유통시장의 마켓리더로 자리매김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김상열 회장이 M&A와 사업 다각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을 마려하려는 것은 기업 승계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내 지분구조 정리하고 각 계열사별로 내실을 강화하는 작업은 향후 IPO 밸류를 극대화 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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