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전환율 인하로 부족, 월세 세액공제 확대 목소리

임애신 기자입력 : 2020-08-06 17:18
"세입자 부담 커졌다" 지적에...여당 전월세 전환율 4→2% 인하 추진 "월세 공제 대상과 혜택 늘리면 월세 전환에 따른 세입자 부담 줄 것"
"나중에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일반적인 형태가 된다고 해도, 전환 과정에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액 공제를 확대하면 됩니다."

요즘 세입자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부동산 정책 탓이다. 당정이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며 부랴부랴 보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정책이 자고 일어나면 달라져서다.

◆전·월세 전환율 4→2% 인하 추진

​부동산 3법 통과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증세와 임대차 3법의 압박이 전세 품귀 현상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제로 금리'인 상황에서 목돈을 받아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전세 제도의 매력이 떨어진 탓이다.

전세 전멸 우려에 더불어민주당은 "월세 전환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하다 하루 만에 시장 충격 최소화로 입장을 뒤집었다. 곧바로 당정은 금리가 높았을 때 책정된 전·월세 전환율을 현재 상황에 맞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꾸거나,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때의 적정 비율을 정부가 정한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0.5%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3.5%의 이율을 더한 4%가 전·월세 전환율이다.
 

서울 마포구에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바뀐 정책으로 세입자의 집값 부담만 커졌다. 현재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2% 안팎이다. 1%대 정부 지원 대출상품도 있고 금융기관 상품도 1~2%대 대출 이자만 내면 된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 4%대로 이자 부담이 커진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유라씨는 "맞벌이를 해도 몇십만원의 월세를 내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물가 상승률 대비 비싼 월세를 내는 것은 30대 무주택자에겐 버거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2%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태스크포스(TF) 위원인 이원욱 의원은 6일 라디오에서 "전·월세 전환율이 2%대가 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 정도 선"이라고 답했다.

전·월세 전환율이 4%에서 2%로 낮아지면 전세금이 48억원인 한남 더힐 아파트를 보증금 없는 월세로 전환할 경우, 매달 1600만원(연 1억9200만원)에서 800만원(9600만원)으로 월세 부담이 줄어든다.

다만, 전·월세 전환율은 권고 사항이다. 따르지 않아도 뭐라 할 수 없다. 집주인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때 세입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을 여당이 명문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전·월세 전환율보다 높은 월세를 받을 경우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매기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해 월세 부담 줄여야

업계와 학계에서는 전·월세 전환율을 강제할 경우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월세 전환율 조정과 함께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현재 월세 세액공제는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근로자를 대상으로 월세지급액의 12%를 공제해준다.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는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연간 750만원까지만 공제가 가능하다. 

월세 세액공제를 받더라도 75만원 수준이라서, 갑자기 늘어난 월세 부담과 비교하면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월세 세액공제는 무주택자라고 해도 총급여가 7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는 제외된다. 세액공제를 확대해도 정부의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지는 않는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형 임대인에게 정확히 세금을 징수해서 그 세수로 월세 임차인에게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확대하고 월세가 전세 살 때 내는 은행이자 정도만 될 수 있도록 세제 혜택으로 돌려주면 된다"고 제안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전·월세 전환율이 낮아지고 월세 공제 대상과 혜택을 늘리면 반전세·월세 전환에 따른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취지는 좋으나 문제는 재정 여력이다. 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재정과 월세 세액공제 확대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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