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폭발] 기록적인 폭발 사고엔 항상 '질산암모늄'이 있었다

우한재 기자입력 : 2020-08-05 09:25
미국, 북한, 그리고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탄테러사건 (1995.4.19)
1995년 4월 19일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발생했다. 평소 연방정부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앨프리드 P 뮤러 연방정부청사(Alfred P. Murrah Federal Building)에 폭탄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폭탄 테러의 주범인 '티모시 맥베이'와 공범 '테리 니콜스', '마이클 포티어'는 미합중국 육군 훈련소 동기였다. 테러의 리더 격이었던 맥베이는 걸프 전쟁에 참전하여 훈장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은 연방정부가 권력을 통해 사람들을 억압한다고 주장하며 평소에도 총기 소지, 민병대 조직에 대해 찬성하는 성향을 보였다.

폭탄테러 직후인 1995년 5월 5일 알프레드 뮤라 연방 건물의 처참한 모습. [AP=연합뉴스]
 

이들은 연방정부청사에 최대한의 피해를 입히되 주변에 대한 피해는 최소화하기 위해 벽면 대부분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고 주차장이 자리잡은 연방청사 북쪽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른바 정밀 타격을 골자로 하는 폭탄 테러인 셈이다. 1995년 4월 19일 티모시 멕베이는 동료들이 구해온 2.2톤이 넘는 질산암모늄 비료와 니트로메탄과 경유를 트럭에 싣고 연방정부청사로 향했다. 트럭에는 기폭장치와 타이머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오전 9시 2분, 기폭장치의 타이머가 끝이 나면서 대규모의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로 일어난 충격파가 연방정부청사 유리창을 전부 날려버렸고 건물의 3분의1이 붕괴되었다. 폭발한 자리에는 폭 9m, 깊이 2m의 구덩이가 파였고 수 ㎞ 떨어진 곳의 지진계에서도 리히터 규모 3.0의 지진이 감지될 정도였다.

폭발의 위력은 TNT 2.3톤을 터트린 것과 비슷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차량 80대가 폭발로 불에 타면서 2차 폭발이 일어나 피해가 더 확산됐다. 이는 9·11 테러 이전 미국 국내에서 일어난 테러 중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폭탄 테러 사건으로 기록된다.
 
북한 평안남도 용천역 열차폭발사고 (2004.4.22)
지난 2004년 4월 북한 평안남도 용천역에서 일어난 열차폭발사고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 차량에 불꽃이 옮겨 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차량과 유조차량 교체작업을 하던 중에 일어난 열차충돌로 전철에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전선이 끊어져 유류수송열차 위로 떨어지면서 생겨난 불꽃이 열차에 옮겨 붙어 대규모 폭발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이 폭발로 철로가 크게 휠 정도로 훼손되고 용천역사를 비롯해 역 부근의 학교와 관공서, 상가건물이 부서졌다. 민가 1,850여 채는 완전히 붕괴되었고, 6,300여 채의 가옥은 부분적 피해를 입었으며 8,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사망자수는 150여 명, 부상자수는 1,300여 명에 이르는데 특히 어린 학생 피해자가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레바논 베이루트의 항구 폭발 사고 (2020.08.04)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의 대규모 폭발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2020년 8월 4일(현지 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두 차례 큰 폭발이 일어나 최소 73명이 숨지고 4000여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국가 전역에 2주간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당시 모습을 찍은 영상을 보면 큰 화염 속에서 스파크가 튀면서 이내 큰 폭발로 이어진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에 따르면 폭발이 폭죽과 같은 작은 폭발물에서 시작된 후 커졌다고 전해진다.

레바논 정부는 현재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다른 요인에 발생한 불꽃이 질산암모늄 창고에 옮겨 붙어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사고 현장에서 질산암모늄 2,750톤을 안전조치 없이 창고에 6년 동안 보관하고 있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질산암모늄, 얼마나 위험한 물질일까?

[그림=질산암모늄의 구조식]


농업용 비료로 알려진 질산암모늄은 공기 중에서는 안전하지만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 원료로도 사용된다. 폭발성이 강한 화합물인 질산암모늄은 화염이나 다른 발화원과 접촉하면 심하게 폭발한다. 폭발력은 질산암모늄 암모늄과 아산화질소, 수증기로 매우 빠르게 분해되면서 발생한다.

질산암모늄 1㎏은 TNT 0.42㎏과 비슷한 위력을 갖고 있다. 레바논 정부의 발표대로 베이루트 항구에서 2750톤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했다면 TNT 1155톤이 폭발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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