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1개 법인 3개 펀드와 접촉 중...제주항공보다 규모 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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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7-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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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공중분해될 위기에 놓인 이스타항공이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1개의 법인과 3개의 구조조정 펀드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해 접촉 중이다. 

28일 이스타항공 고위 관계자는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인수합병을 위해 만남을 가진 법인의 경우 제주항공보다 규모가 큰 곳"이라며 "믿을 만하고 자본 규모도 크기 때문에 잘 성사된다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보다 더 큰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700억원 규모의 미지급금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며 "이스타항공도 협상을 통해 이를 감소시킬 노력을 선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신규투자자 모색을 이르면 한 달 안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항공을 통해 이미 대부분의 실사가 진행된 만큼 1700억원 규모의 미지급금 문제만 해결된다면 신속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이스타항공은 정부 지원금 요청, 전 직원 무급휴직 추진, 기업회생절차 추진 등 자구안을 마련 중이다. 최대한 채무액을 털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만이 이스타항공의 마지막 대안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지난 2009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뒤 신보종합투자에 매각된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의 전례를 최선으로 보고 있다.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환경 탓이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신규 투자자를 구할 경우 기존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가격인 410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를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며 구주 39.6%도 가치가 떨어진 상태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410억원은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금액"이라며 "지금은 이 가치가 떨어져 있어서 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신규투자자를 모색하기 위해 정부에도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셧다운' 지시로 5월 이후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이 중단된 상태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200억~300억원가량의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AOC복구를 위해서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또한 플라이강원처럼 지자체의 지원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구책을 통해 이스타항공은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법조 및 금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신규투자자 없이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기업 회생이 아닌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신규 투자자를 모색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두고 있다.

다만, 인건비 감축을 위한 무급휴직 추진의 경우 현재 일부 직원이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실시되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전 직원의 동의를 얻어 8월부터 3개월 간 무급휴직을 실시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체당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체당금은 회사의 도산으로 임금, 휴업수당,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사한 노동자에게 국가가 대신해 임금채권보장기금으로 미지급 임금 또는 휴업수당 3개월 분, 미지급 퇴직금 3년분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향후 노조와의 논의 끝에 무급휴직이 진행되면,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이 실시된다.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인건비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다. 이스타항공의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총 직원수는 1616명으로, 이들의 3년 평균 급여는 약 157억원이다. 

한편, 이스타항공 노조는 29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딸인 이수지 이스타 홀딩스 대표 등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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