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서 이통사 '로밍 정산'에 블록체인 활용 시도 확산

임민철 기자입력 : 2020-07-28 16:56
통화기록 불일치 해결하고 합의 자동화…정산 시점 앞당겨
이동통신사간 국제 로밍요금 정산 절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로밍요금 정산 시스템이 정산 과정의 분쟁을 해결하고 이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 3개국의 대형 이동통신사들은 로밍요금 할인 계약을 합의하는 블록체인 기반 정산시스템 시범 운영을 최근 마쳤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영국 보다폰, 스페인 텔레포니카와 함께 블록체인 스타트업 '클리어'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사용해 자동화된 로밍 할인 계약에 합의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이치텔레콤 측은 클리어의 블록체인 기반 정산시스템으로 이통사들이 연단위 기간을 소요했던 합의를 몇 분만에 할 수 있고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 확인하며 오류를 즉시 수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통신사의 비용절감, 더 빠른 매출인식, 효율적인 합의를 실현해 준다고 강조했다.

로밍 할인 계약은 로밍요금 정산시스템에 필요한 주요 기능 중 하나다. 기존 이통사간 로밍 요금 정산 방식은 각사가 수집한 모든 망 이용자의 '통화내역기록(CDR)'을 사후 대조 및 검증한 뒤에 이뤄졌다. CDR에 담긴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정산 과정에 분쟁이 잦았고 그만큼 합의에 이르기 위한 소요 기간도 길었다.

유럽 이통사들은 클리어에 공동 투자해 로밍요금 정산 합의 수단으로써의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1300만달러 규모로 마무리된 클리어의 시리즈A 투자에 도이치텔레콤의 '텔레콤이노베이션풀', 텔레포니카의 '텔레포니카이노베이션벤처스'가 참여했다.

이통사들이 국제 로밍요금 정산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례는 유럽보다 아시아에서 먼저 나왔다. 작년말 KT가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비링크(B.Link)'라는 이름으로 로밍요금 자동정산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당시 비링크는 로밍 데이터 자동 검증과 실시간 정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KT의 블록체인 기반 로밍요금 정산 시스템은 지난 2018년 5월 처음 소개됐다. KT는 자사 시스템이 발생 건별로 이통사간 로밍을 실시간 정산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특정 정보가 미리 설정한 조건에 들어맞으면 디지털 기반으로 계약과 거래가 자동 실행되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했다.

로밍요금 정산 합의 수단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이통사들의 시도는 아시아와 유럽 지역 일부에 그치지 않고 더 확산될 전망이다.

KT의 블록체인 정산시스템을 개발한 기업 '리그시스템'의 신지용 상무는 "각 이통사가 가진 CDR이 서로 안 맞아 로밍 정산 과정에 분쟁이 흔했는데, 블록체인 기반 정산시스템은 이 CDR을 (블록체인의) 블록에 넣어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이통사들이 이 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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