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거래법 전면 개정···네이버·카카오, 예금·대출 빼고 금융서비스 다 된다

이종호 기자입력 : 2020-07-26 12:00
금융위,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 발표 계좌발급··자금이체·대금결제·결제대행 가능 정보만으로 결제 서비스 '마이페이먼트' 도입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사진=금융위원회]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예금과 대출 업무를 제외한 계좌발급·자금이체·대금결제·결제대행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한 핀테크 기업이 이용자의 결제 자금(계좌)을 보유하지 않고도 정보만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페이먼트(My Payment·지급지시전달업)도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하고 3분기 중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기술 도입과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 재택근무 등의 확대로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 국내 디지털금융을 규율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인 2006년 제정된 이후 큰 변화가 없었다.

금융위는 우선 은행에 가까운 종합지급결제사업자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전자금융업자는 은행 등 금융회사와 연계된 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최근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이용해 '네이버통장'을 만든 이유다. 핀테크 업체는 독자적인 계좌를 발급할 수 없다.

[사진=금융위]

하지만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금융결제망에 참가해 결제기능을 수행하는 계좌 발급 및 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하기로 했다. 하나의 금융 플랫폼을 통해 계좌 기반의 다양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금융위로부터 신청 절차를 거쳐 사업자로 승인받으면 단일 라이선스로 자금이체업, 대금결제업, 결제대행업 등 모든 전자금융업무를 할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신용카드사 등이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는 정보통신기술(ICT)·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확보한 이용자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집단을 말한다. 미국의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중국의 알리바바가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도입되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은행 계좌 없이도 입·출금 이체와 법인 지급 결제 등 은행 수준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예금과 대출 업무를 할 수 없다.

금융위는 영국의 핀테크 기업인 레볼루트(Revolut)를 성공모델로 삼고 있다. 레볼루트는 2017년 영국에서 지급결제 계좌를 발급받아 간편결제 및 송금, 인출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듬해 12월에는 은행업 인가도 받아 현재는 은행업과 보험, 펀드를 판매하는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유니콘기업이다. 국내에서도 레볼루트와 같은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 금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금융위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대형 사업자로 금융시스템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감독도 철저히 하기로 했다. △일반 전자금융업자 대비 강화된 건전성, 이용자 보호 등의 규제 △금융회사 수준의 신원확인, 자금세탁방지(AML)·보이스피싱 등 규제 △충분한 자기자본(200억원), 전산역량 요건 △금융안정,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핀테크 기업이나 신용카드사 등 비은행 금융사가 고객 계좌를 보유하지 않고서도 결제송금 지시를 받아 금융회사 등이 이체를 실시하도록 전달하는 업종인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유럽연합은 2018년 1월에 이를 도입했다.

금융위는 전자금융업자를 거치지 않고 금융회사 간 직접 송금과 결제를 할 수 있어 이용자들은 전자상거래를 할 때 수수료와 거래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마이데이터 등과의 연계로 조회·이체·결제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에 고도화된 종합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이번 전금법 개정안은 금융소비자에 초점을 맞춰 편의성을 높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며 "이번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 중 세부·연관 과제는 하반기 중에 구체화해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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