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풍향계 마오타이 대폭락….시총 30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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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7-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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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인민일보 "술은 음주용이지, 투기·부패대상 아니다" 경고

[사진=구이저우마오타이]


중국증시 대장주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이하 마오타이) 주가가 16일 8% 가까이 폭락했다. 일일 낙폭으로는 약 2년 만의 최대치였다. 시가총액은 하루 새 174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0조원이 증발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마오타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8.53포인트(7.9%) 폭락한 1614위안으로 마감했다. 하룻새 시가총액 1740억 위안(약 30조원)이 증발했다.

이날 마오타이 주가를 떨어뜨린 건 중국 공산당의 ‘입’이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매체 '학습소조'에서 “고약한(變味) 마오타이, 누가 대가를 치르나"라는 제목의 글을 실어 마오타이를 공개 비판한 것. 글은 "술은 마시는 것이지, 투기는 물론 부패의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며 마오타이를 둘러싼 투기와 부패 행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마오타이 술은 중국에서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 여겨진다. 마오타이 병당 가격은 꽤나 비싸다. 주력상품인 53도짜리 페이톈(飛天) 마오타이주 한 병 공식 소매가격이 1499위안(약 26만원)이지만 실제로 이 돈을 주고 사 먹긴 어렵다. 워낙 수요가 많아서 온라인쇼핑몰에선 2000위안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가격도 거의 매년 10%씩 오르다보니 웬만한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투기성 구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또 마오타이주는 값이 비싸다보니 주로 접대·선물용으로 쓰여 고위 관료나 기업인들의 술자리 연회에서 빠지지 않았다. ‘뇌물’로 안성맞춤인 게 마오타이주였다. 그래서 마오타이에는 ‘부패의 대명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마오타이를 사는 사람은 마오타이를 마시지 못하고 마오타이를 마시는 사람은 마오타이를 사지 않는다(買者不喝, 喝者不買)'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마오타이는 권력과의 유착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도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마오타이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을 공개 비판했다. 지난 1년간 최소 13명의 마오타이 고위 임원이 조사를 받았다며 술로 사익을 도모하는 사슬이 장기간 존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인민일보가 직접 나서서 마오타이를 겨냥한 게 중국 증시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대장주인 마오타이는 중국증시 풍향계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증시 강세장 속 마오타이 주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3일엔 주가가 1781.99위안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서만 50% 넘게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었다.

장강 중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마오타이 주식과 술은 뜨거운 투자대상"이라며 "이를 단속하는 것은 중국 증시에서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했다. 마오타이가 중국 증시 대장주인 데다가 거품이 계속 쌓이다가 터지면 그 충격파는 끔찍할 것이라며 중국 지도부는 2015년 대폭락장이 재현되는걸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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