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 끝없는 부패]'고위임원=뇌물죄' 공식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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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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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기율위 "술로 사익 도모" 직격탄

  • 당서기 질타에도 또 부패혐의 확인

  • 물갈이 인사·판매망 개선 자정노력

  • 국유기업 전형적 사례, 유착 끊어야

[사진=바이두 ]


중국을 대표하는 바이주(白酒) 제조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가 부패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좀처럼 벗지 못하고 있다.

구이저우성 당서기가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와중에도 부패 혐의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는 고위 임원이 나올 정도다.

권력과의 유착 관계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내부 자정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부패 스캔들 지속, 당국 콕 집어 비난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13일 홈페이지에 '마오타이 사건의 배후'라는 글을 게재하며 마오타이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을 공식적으로 비난했다.

기율위는 "지난해 5월 위안런궈(袁仁國) 전 회장이 쌍개(雙開·당적 및 공직 박탈) 처분을 받은 이후 최소 13명의 마오타이 고위 임원이 조사를 받았다"며 "권력과 돈의 유착 관계를 단호히 타파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에만 류쯔리(劉自力) 전 사장 등 8명의 전직 고위 임원이 뇌물죄로 구속됐다"며 "술로 사익을 도모하는 사슬이 장기간 존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조치는 마오타이를 비롯한 국유기업과 지방 관료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율위는 "당의 영도력 약화 등은 국유기업의 두드러진 문제"라며 "당 조직이 방향을 잡고 대세를 관리하며 조직을 통솔하는데 빈 곳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 증시 대장주인 마오타이가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돼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이 이어지는 건 당국도 부담스럽다.

쑨즈강(孫志剛) 구이저우성 서기는 지난 2~3일 마오타이 본사에서 좌담회를 열고 5가지의 새로운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개혁 추진, 반부패, 엄격한 조직 관리, 고품질 유지 등이다.

앞서 3월 천이친(諶貽琴) 성장, 6월 류제(劉捷) 비서장, 지난 2일 샤훙민(夏紅民) 기율위 서기 등 구이저우성 최고 지도부도 잇따라 마오타이를 방문해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샤 서기는 언론 인터뷰에서 낙마한 마오타이 고위 임원들을 '술벌레(酒蠹)'라고 지칭하며 "회사에 기생해 회사를 갉아 먹는 문제를 엄히 조사해 처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지난 3월 마오타이 새 수장으로 임명된 가오웨이둥(高衛東) 회장은 6월 말까지 반부패와 조직 정비 작업을 100% 완수하겠다는 3개월 시한의 이른바 '군령장(軍令狀)'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쑨 서기가 마오타이를 찾은 직후인 지난 7일 또다시 전현직 고위 임원의 부패 스캔들이 터졌다.

구이저우성 기율위는 장자치(張家齊) 전 부사장과 리밍찬(李明燦) 마오타이대학 부총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심각한 기율 위반은 대부분 뇌물 관련 혐의다.

같은 날 제일재경 등은 리타이밍(李太明) 전 마오타이대학 부총장보가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3개월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자정 노력 한계, 권력 끊어 내야

마오타이는 위안런궈 전 회장의 후임인 리바오팡(李保芳)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대대적인 자정 작업에 착수했다.

같은 해 9월 72명의 임원을 전보 조치하고, 180여명을 새로 발탁했다. 지난해 10월에도 35명의 임원이 자리를 옮겼다. 부패 근절을 위한 물갈이 인사였다.

위탁 판매권을 놓고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대리상도 대거 정리했다. 지난해 640개, 올 1분기 316개 등 1000개 가까이 줄여 현재 대리상 수는 2061개로 감소했다.

대신 직거래 유통 채널을 늘렸다. 올해 들어서만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직거래 채널이 41개 증가했다.

이 같은 노력은 현재 가오웨이둥 회장 체제에서도 이어지고 있지만 실효를 거둘 지는 미지수다.

덩롄판(鄧聯繁) 중국염정법제연구회 부회장은 "낙마한 마오타이 임원과 부패한 관료들 간에 오래된 네트워크가 있다"며 "마오타이주는 부패 사슬의 한 고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직 개편과 판매 채널 다변화는 곁가지일 뿐 권력과의 유착 관계를 끊는 게 부패 근절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웨이창둥(魏昌東) 상하이사회과학원 교수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마오타이의 부패는 국유기업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기업과 정치 생태 환경의 훼손이 심각해 복구가 시급하며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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