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코로나 전쟁] ①300만 넘어선 중남미...시신대란 반복·빈곤층 4500만명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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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7-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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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확진자의 26%, 중남미에 집중...누적 확진 315만명, 사망 14만명 수준

  • 에콰도르 이어 볼리비아서도 장례대란...UN "중남미 빈곤율 37% 급증할것"

전 세계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4분의1이 발생한 중남미 지역의 코로나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중남미에선 코로나19 피해로 의료 붕괴와 함께 극빈층에 대한 극심한 경제 충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코로나19 피해국인 브라질에서는 결국 대통령이 확진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볼리비아에서 의료진이 주민들의 개인 건강 설문을 실시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세계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중남미 51개 국가와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315만3880명, 사망자는 13만6766명로 집계됐다. 지난 7일 처음 300만명을 넘어선 이후에도 확산세는 크게 둔화하지 않는 모양새다.

중남미 지역에서만 전 세계 확진자 1234만7014명의 25.54%가 나온 반면, 중남미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가량이다.

국가별로는 △브라질(175만5779명 확진, 6만9184명 사망) △페루(31만2911명, 1만1133명) △칠레(30만6216명, 6682명) △멕시코(27만5003명, 3만2796명) △콜롬비아(12만8638명, 4527명) 순이다.

코로나19 피해로 의료 붕괴와 함께 극빈층에 대한 극심한 경제 충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급격하게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장례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시신이 길거리에 방치되는 등 의료붕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에콰도르 과야킬 등에서도 발생했던 '시체대란'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까지 볼리비아에서는 1100만명가량의 전체 인구에서 4만2984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1577명이 숨졌으며, 에콰도르에서는 6만4221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4900명이 사망했다.

지난 6일 EFE통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시신이 거리에 만 하루 가까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이 남성은 병원에 가는 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20시간쯤 후에 유족이 찾아와 시신을 실어갔다.

EFE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이후 볼리비아 곳곳에선 코로나19 증상으로 의료시설 근처나 거리에서 사망한 이들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갑자기 늘면서 화장장도 묘지도 포화상태가 됐다.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족의 시신을 화장할 수도, 매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자 유족이 시신이 담긴 관을 거리에 내놓고 시위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숨진 가족의 시신을 어쩔 수 없이 다시 집으로 실어와 장례를 치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유족은 EFE에 "묘지에선 지금 매장할 수 없다고 하고 시신을 둘 곳이 없다"면서 "사흘째 시신이 집에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국제연합(UN)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남미에서 올해 4500만명의 빈곤층이 새로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9일 UN이 발간한 '중남미·카리브해 코로나19 영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줄고 실업률이 늘면서 올해 중남미 빈곤율은 37.2%로 7%p(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UN은 올해 중남미의 빈곤층 인구가 작년보다 4500만명 늘어난 2억3000만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극빈층 비율 역시 11.0%에서 15.5%로 늘면서 극빈층 인구도 2800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4월 보고서에서 UN은 중남미 빈곤율이 34.7%로 높아지고 3000만명이 새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망이 더 어두워진 것이다. 

UN은 올해 중남미 국내총생산(GDP)이 9.1%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코로나19로 최악의 침체를 겪을 것으로 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중남미가 팬데믹의 중심지가 됐다"며 "이미 불평등이 심하고 비공식 노동 비율이 높으며 의료서비스가 해체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볼리비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로사 로차(74)의 시신이 담긴 관이 집 내부에 6일째 보관 중이다. 장례 시스템 포화로 장례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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