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여유자금 동시에 역대 최대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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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7-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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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빚내서 주식투자 금융자산으로 집계

  • 순자금운용에 영향 없어 '착시 효과' 발생

  • 금융당국, 시장변동성 높아 빚투 위험 경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치로 늘어나는 동시에 가계의 여유자금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가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유행하면서 발생한 착시현상으로 분석된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6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27조8000억원 대비 39조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200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상승 규모다.

아울러 눈에 띄는 것은 해당 기간 은행의 가계대출도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은행의 가계대출은 22조6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1분기 기준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까지 1분기에 10조원 이상 순증한 경우가 없었음을 감안하면, 올해 증가 규모는 그야말로 무서운 수준이다.

 

[사진=한국은행]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과 함께 순자금운용 규모가 동시에 늘어난 것에 대해 빚투와 연관이 깊다고 지적하고 있다. 순자금운용은 통상 여유자금으로 인식되나, 자세히 살펴보면 경제주체가 보유한 예금이나 보험·연금·펀드·주식 등으로 운용한 돈(자금운용)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자금조달)을 제한 수치다.

때문에 경제주체가 자금을 차입해 이를 그대로 주식에 투자한다면 자금조달이 늘어난 만큼 자금운용도 늘어나게 돼 순자금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소비를 줄여 예금 등이 늘어나게 되면 가계대출과 함께 여유자금(순자금운용)이 동시에 늘어나는 것 같은 착시효과가 발생한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 자금으로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면 순자금운용이 줄어들지만 금융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면 영향이 없다"며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상당수가 그대로 주식을 통한 자금운용으로 이어지면서 대출과 여유자금이 동시에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기간 국내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의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은 20조567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조4655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이 같은 빚투는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2분기 가계의 순자금운용 증가 규모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은행의 가계대출은 18조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도 2분기 11조4103억원으로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청약 증거금이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이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 같은 빚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여전히 시장변동성이 높아 자칫 커다란 투자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변동성을 반영해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월 말 19.3에서 3월 말 48.6로 급등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과거 금융위기와 다른 양상으로, 향후 예측이 매우 어렵다"며 "경험이 많지 않은 신규 투자자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는 현명하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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