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등돌린 서방세계, '홍콩' 앞세워 '반중 연대' 강화

최지현 기자입력 : 2020-07-07 18:26
美 주도 화웨이 퇴출에 영국·프랑스 동참...사실상 中 겨냥 경제 제재 캐나다는 사법관계 단절...英연방 '헥시트' 지원에 망명정부 가능성도
지난 1일(현지시간) 시행한 홍콩보안법을 통해 중국 정부가 반정부 활동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기 시작하자,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유럽 국가 등 서방세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핑계로 사실상 홍콩 보안법 대응책에 합류했고, 캐나다는 세계 최초로 홍콩과 사법관계를 단절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홍콩보안법 항의시위.[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영국·프랑스, 화웨이 핑계로 경제제재 돌입...사실상 홍콩보안법 대응 조치

과거 홍콩을 식민 지배했던 영국은 지난 1일 시행에 돌입한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행을 하루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홍콩보안법은 1985년 영국·중국 공동선언을 명확하고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예고했다.

공동선언은 일국양제를 원칙으로 홍콩에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경제·정치·사회 전방위에 고도의 자치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는데, 반정부 활동을 중국 당국이 직접 처벌할 수 있는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가장 첫 대응은 중국의 이동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자국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당국자를 인용해 "존슨 총리가 화웨이를 5G 네트워크에서 단계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이달 중 마련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올해 안으로 화웨이 제품이 영국 5G 사업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본격화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의 장비 공급 능력이 타격을 받았다는 것과 통신 장비의 보안 문제를 이유로 내세웠다.

지난달 30일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의 공급 역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화웨이는 영국 5G 이동통신망에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 업체로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일본의 NEC 등을 언급했다.

지난 1월 영국은 대규모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공급 물량을 댈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화웨이가 유일하다면서 미국의 반대에도 화웨이의 5G 장비 공급업체 지정을 강행했다.

FT에 따르면, 영국의 국가안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는 최근 보고서에서 화웨이의 기술적 위험성과 안전성을 '매우 매우 심각한' 상태로 재평가했다.

아울러 집권당인 영국 보수당은 화웨이 제품을 계속 사용할 경우 미국 정부와의 정보 공조와 경제적 협력에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여러 차례에 걸쳐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다면 '파이브 아이즈'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파이브 아이즈란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인 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와 함께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협의체다.

프랑스 정부 역시 화웨이와 거리 두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는 기욤 푸파르 프랑스 사이버방첩국(ANSSI) 국장이 "프랑스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통신사들에 향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현재 프랑스 최대 통신사인 오랑주는 푸파르 국장의 요구로 이미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으로 5G 장비를 교체한 상태며, 부이그텔레콤과 SFR이 현재 운영하는 4G와 5G 통신망에 화웨이 설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 장비는 3~8년 뒤 프랑스 정부의 재승인이 필요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AP·연합뉴스]

캐나다, 사법협력 끊고 헥시트 지원...망명정부 들어서나?

영국과 캐나다 등 영 연방국가들을 중심으론 중국에 대한 외교적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일국양제의 굳건한 신봉자인 캐나다는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행정부와 사법관계를 단절한 것은 캐나다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홍콩은 세계 30여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으며, 그간 홍콩과 캐나다 양측은 매년 1~2명의 중범죄자를 인도해왔다.

또한 트뤼도 총리는 홍콩에 대해 민감한 군사물자 수출 중지 등 무역관계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같은 날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외무장관도 캐나다 CBC방송에서 "추가 조치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추가 조치로 이민 지원책과 홍콩 여행 제한령 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영국과 독일, 호주에 이어 '헥시트'(HK exit·홍콩 탈출·) 홍콩인에 대한 이주 지원 의사를 밝혔으며, 이후 홍콩 내 캐나다 이민 문의는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8년 12월 캐나다 당국은 미국 수배령에 따라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나빠진 상태다.

영국의 존슨 총리 역시 홍콩시민 300만명을 대상으로 영국 시민권을 내주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에 영국 외교부는 1차적으로 과거 영국연방 시절 발급한 재외국민(BNO) 여권을 소지한 홍콩시민 35만명과 가족들에게 5년 체류를 조건으로 시민권을 발급하는 한편, BNO 여권 발급 대상자를 3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조슈아 웡과 함께 2014년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네이선 로 전 데모시스토당 대표가 지난 3일 망명지를 밝히지 않은 채 망명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헥시트를 통해 해외에서 홍콩 망명정부나 망명의회가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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