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정부 ‘중재자’ 역할에 “잠꼬대 같은 소리”…남북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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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7-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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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정근 美 담당 국장, '북·미 대화 거부' 최선희 제1부상 후속 담화 발표

  • 韓정부, 남북-북미 선순환 정책 '참견질' 조롱…'정책실패' 사전경고한 셈

 

[사진=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 통일부 장관 등 정부 외교안보라인을 ‘대북통(通)’ 중심으로 새롭게 교착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은 청와대의 외교안보인사 교체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에 ‘잠꼬대 같은 소리’라고 지적, 남북 관계 개선의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북·미 대화 거부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중재자’ 역할을 비난했다.

권 국장은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내용을 거론하며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하여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데 만 습관 되여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은 “지어 어떤 인간들은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미국이 행동하라는 메시지’ 이고 ‘좀 더 양보하라는 일종의 요구’라는 아전인수격의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며 최 제1부상의 담화를 둘러싼 각종 분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남측 정부를 향해 “점점 더 복잡하게만 엉켜 돌아가는 조미 관계를 바로잡는다고 마치 그 무슨 ‘해결사’나 되는 듯이 자처해 나서서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사진=연합뉴스]


특히 북·미정상회담 재개 노력 등 남측의 중재 역할 의사를 ‘참견질’이라고 헐뜯으며, 문재인 정부의 이런 의사가 남북 관계를 더욱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국장은 “이제는 삐치개질(참견질) 좀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 버릇 떼기에는 약과 처방이 없는 듯하다”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 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으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고 조롱하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과 북·미가 함께 가야 된다”며 펼치는 남북-북·미 선순환 정책은 실패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셈으로 향후 남북 관계 개선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앞선 최 제1부상의 담화가 대미 메시지에 중점이 맞춰졌지만, 이번 권 국장의 담화는 대남 비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최근 한국 측의 주도로 북·미 협상이 다시 거론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이자 사전경고”라고 했다.

이어 “북한은 비핵화 협상은 북·미 간의 문제이면서 한국이 중재 역할을 하는 데 대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해왔다”며 “이는 중재 역할을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아니며 빠지라는 것으로 하노이 회담같이 우리 측 제안에 어정쩡하게 쫓아가진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선희가 등이 나선 것을 보면 북한도 대남, 대미가 명확히 구분된 것으로 보이며 대남 총책인 김여정이 향후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관심이 쏠린다”며 “실무선에서 움직일 단계라는 점에서 아직 등장 안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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