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실무협상 결렬에 北·中 밀월 가속…더 복합해진 한반도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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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10-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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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스톡홀름 실무협상' 끝내 빈손…8시간 30분간 간극만 재확인

  • 하노이 노딜 이어 7개월 만에 또 노딜…비핵화 협상 2·28 전으로 후퇴

  • 김명길 北대사 "美 아무것도 안 들고 나와"…美 "창의적 아이디어" 반박

  • 영변 언급 안 한 北, 한·미 훈련 중단 요구…'수교 70주년' 북·중 밀월 과시

  • 지소미아로 흔들리는 한·미·일 vs 북·중·러 고착…文대통령 촉진자론 시험대

'하노이 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마주 앉은 북·미 실무협상이 5일(현지시간) 끝내 빈손으로 끝났다.

특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대가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면서 비핵화 방법론을 둘러싼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북·미 실무협상 결렬 직후인 6일 상호 축전을 통해 전략적 밀월을 과시하며 한·미를 동시에 압박했다. 

이에 따라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시작으로 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연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미 사이를 중재할 문 대통령의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도 최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3·6면>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에 있는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 (Villa Elfvik Strand) 내부에 소형 성조기, 인공기, 스웨덴 국기가 놓여있다. 한 스웨덴 매체는 북미가 4일(현지시간)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이곳에서 한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양국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5일 장장 8시간 30분간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 담판에 들어갔지만 노딜에 그쳤다.

비건 대표를 처음 대좌한 김 대사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지 15분 만인 오후 6시 30분께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미리 준비한 성명서를 굳은 얼굴로 발표하며 '노딜'을 선언했다. 김 대사는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 등의 날 선 발언으로 미국을 맹비난했다.

미국도 그로부터 3시간여 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다"고 노딜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다만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스톡홀름 노딜이 '8시간 30분간'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제안했다"며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북·미 실무협상 전망은 어둡다. 스톡홀름 회담에서 북한은 2·28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은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핵실험 중단과 ICBM 발사 중지 등의 선제 조치에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으로 화답하라고 대미·대남 압박에 나섰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대학원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북·미 간 비핵화 방법론의 이견차만 확인하면서 향후 협상도 낙관할 수 없다"며 "미국 내 트럼프 탄핵 여론이 높아지면서 대북 강경책이 부상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북·미와 남북이 틀어진 날, 북·중은 '전략적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수교 70주년 기념일을 맞은 이날 상호 축전을 통해 '순망치한(脣亡齒寒·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 행보를 이어갔다.

공고해진 북·중·러의 삼각 구도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를 둘러싸고 균열된 한·미·일 동맹을 파고들 경우, 한반도 비핵화는 한층 난항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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