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부자들] 난 지어서 판다…연수익률 30% 건축가 '집 짓는 프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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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7-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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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권·갭투자자에서 부동산디벨로퍼로 종목 전환

  • 총 7채 상가·다가구주택 지어 매도차익+임대수익

<편집자주> 우리는 한 해에 부동산 자산이 수억원씩 불어나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기회의 땅에서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적은 이윤에 만족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부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 이상 성인남녀가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누가 어디에 뭘 샀는데 몇억원을 벌었대"와 같은 주제가 으레 오갑니다. 삽시간에 궁금증의 초점은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에 맞춰지죠.

이에 본지는 소위 '아파트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재테크 노하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 경험뿐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과 전략, 그 결과까지 전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30부작으로 연재합니다. 이 기록으로써 우리 모두 나름의 교훈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그래픽 = 김효곤 기자]



아파트부자들 스물세 번째 주인공은 방위산업 분야 대기업에 다니다 건축가(부동산디벨로퍼)로 인생 제2막을 연 석덕구 '집 짓는 프렌디' 대표이사다. 

지금은 부지 매입부터 자금조달, 시공단계별 노하우를 알려주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잘나가는 고수익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어서였다. 일만 하다가 가족과 멀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어느 날 아내와 가계부를 쓰는데, 한 30년 뒤의 모습이 걱정이 되는 거예요. 대기업 맞벌이로 아끼고 절약해서 살아도 부자는 못 되겠다 싶더라고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아이들과 보낼 시간도 없이 일만 하겠구나. 투명인간이 된 50대 남자가 되는 건 아닐까. 그래서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했어요."

결과부터 보면, 퇴사 5년 차인 그는 총 7채의 상가와 다가구주택을 지어 일부를 팔았고 임대료·매각대금을 포함해 연수익률 30~40%를 달성했다. 임대료는 대기업 직장인 연봉 이상으로 들어온다.

경제적 자유를 얻은 지금은 인테리어 전문 사회적기업을 세워 '사랑의 집짓기(가칭)'나 '집 고치기' 활동으로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삶의 목표가 생겼다.

석 대표 요청에 따라 이번 사연에서는 구체적인 매도차익이나 단지명, 자산 규모는 밝히지 않았고, 지나치게 전문적인 건축방법은 생략했다.

이야기는 2013년으로 돌아간다. 퇴사 후 건축가로 전향하기 전에 회사에 다니면서 분양권과 갭투자로 나름의 수익을 올리던 시절이다.

"부동산 재테크를 하겠다고 주말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행복하려고 시작한 일이 점차 불행해지더라고요. 주말에 아내, 아이와 계속 떨어져 있어야 했거든요."

투자금 2000만~4000만원을 단기간에 두세 배씩 불릴 수 있었지만, 투자 방식상 집값이 저점인 곳을 골라 향후 상승할 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번거로운 일이 많았다.

투자종목을 건축으로 바꾼 결정적인 계기는 당시 세 살배기 딸과 분당에 있는 한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집을 보러 갔을 때다.

"분당의 한 아파트를 갭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려고 갔는데, 낮잠을 자다 깬 딸이 남의 집에 가기 싫다고 막 우는 거예요. 이때 내가 뭘 위해서 이러고 있나. 그런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직장에서 하던 일이랑 건축이랑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에 집을 지어서 팔기로 했죠. 완성품이 전차냐 집이냐의 차이랄까요."

전차 관련 협력업체와 함께 자동화시험장비 등 일정·공정을 조율하는 PM(Product Manager)에서 건설사업관리자인 CM(Construction Manager)으로 거듭난 것이다.
 

석덕구 대표가 지은 한 다가구주택 전경.


그는 건축 대상을 고를 때는 최종 매도금 기준으로 지방에서 10억~20억원 이하로 세팅했다. 너무 비싸고 큰 건물은 매수자가 적기 때문이다.

통상 땅을 매입한 후 대출을 받아 전체 건축비의 50%를 조달했다. 실투자금은 임대보증금을 뺀 평균 2억원 정도다. 초기 자금은 퇴직금과 부동산 재테크로 모은 돈으로 충당했다.

"땅을 사기 전에 건축사와 가도면을 설계해서 상가주택을 지으면 좋은지, 다가구를 지어야 할지 사업성을 분석한 후 공종별 전문건설사팀을 불러서 직영 건축을 하는 거죠."

"2년 전부터 연면적 60평(200㎡) 이상은 종합건설사에 맡겨야 해서 이전보다 약 1억원 정도 더 투입해야 하지만, 수익률은 아직 높은 수준이에요."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두 채 짓다 보면 노하우가 쌓여서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어떻게 용적률을 더 받을 수 있는지, 누수 취약 부위가 어딘지, 어떤 마감재가 관리할 때 편리한지 등등이요."

그는 이제 건축에 재미를 붙였다. 상가를 통매입해서 리모델링하거나 나홀로 아파트를 짓는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계획이다.

"직장 다닐 때보다 시간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졌어요. 일과 육아 병행도 되고, 아이들과 놀면서 점점 요리 실력이 늘어나고 있죠."
 

석덕구 대표가 지은 상가주택 전경.[사진 = 사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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