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차남 승계로 '형제 경영' 깨져…갈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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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7-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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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범 사장 최대주주로…父 지분 전량 인수

  • 조현식 부회장, 누나들과 공동 대응 나설듯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왼쪽)과 조현식 부회장.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 경영 승계를 두고 '형제의 난'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조양래 회장이 최근 자신이 가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하며 사실상 그룹 전권을 넘겼는데,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이에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향후 누나들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조희원씨와 공동전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최근 조 회장의 지분(23.59%)을 인수, 19.32%를 보유한 조 부회장을 제치고 단숨에 그룹 최대 주주(42.9%)로 올라섰다.

두 형제가 지분을 똑같이 나눠 '형제 경영'을 하도록 해왔던 기조가 달라진 셈이다. 그동안 조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을, 조 사장은 COO(최고운영책임자·사장)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그룹 전권을 거머쥘 후계자로 사실상 차남인 조 사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국내외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타이어 사업이 가장 핵심 사업이다. 최대주주가 후계를 위해 지분을 정리하면 해당 지분을 이어받는 자가 사실상 그룹 전체를 이어받는 형태다.

조 부회장은 누나들의 지분 등 우호 지분을 확보해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분과 두 누나의 지분을 합치면 30.87%다. 하지만 이는 조 사장이 확보한 42.9%에 못 미친다. 

진행 중인 재판도 향후 승계구도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 형제는 최근 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후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협력업체 금품수수 및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지난달 1심 판결에서 나란히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에서는 조 사장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으면서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1년을 받은 조 부회장보다 죄목이 컸다.

당시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납품거래 유지 등을 대가로 뒷돈을 받고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조 부회장은 2018년까지 친누나 조모씨가 미국 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1억1000여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한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았다.

지난 23일엔 갑자기 일신상의 이유로 조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사장직은 유지하면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것은 앞으로 재판을 앞두고 반성하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최대주주 변경 등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형제 경영은 변함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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