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 풀자마자 강남 유흥업소 확진자 발생…거리두기 주저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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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6-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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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깜깜이 확진자 증가세

  • 여름 대유행 경고…전문가 “거리두기 강도 높여야”

16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근무한 서울 강남구 한 가라오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룸살롱 등 일반유흥업소 집합금지 명령을 완화한 지 채 하루가 되지 않아 종업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시민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특히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를 중심으로 확산된 수도권 집단감염 사태에서 고령의 사망자도 발생해 방역망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여름에도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정부는 경제상황 악화를 우려하며 강도 높은 방역수준 조정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 입주한 D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A씨(29‧여)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4일 업소에 출근해 청소 등을 하며 영업재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이날 밤 증상이 나타나 금천구의 한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해당 업소가 영업을 재개한 15일에는 출근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해당 업소에 방역을 하고 임시 폐쇄조치를 했다. 서울시는 현장에 즉각대응반을 파견해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A씨와 함께 청소에 참여한 종업원들에게는 전수 검사와 자가격리 조치를 지시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8일 강남 한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 유흥업소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이후 시는 15일 오후 6시부터 클럽·콜라텍·감성주점 등에 비해 밀접도와 비말 전파 가능성이 덜하다는 이유로 일반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집합제한명령으로 완화했다. 이에 A씨가 근무한 업소도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했다가 첫날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A씨에 대한 역학 조사는 진행 중이지만 시는 그를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지난 6일 서초구 소재 일식 주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리치웨이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명성하우징 직원이자 강남 프린서플 어학원 수강생인 춘천 9번 확진자와 방문일이 겹치기 때문이다.

또 리치웨이가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용품을 판매해 온 터라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 환자들이 많이 나오는 점도 우려됐다. 결국 리치웨이를 방문했던 80대 남성 B씨가 사망하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위험도 평가 지표의 하나로 보고 방역 수위를 조절하는 깜깜이 확진자의 비율은 증가세다. 이달 2일부터 16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618명 중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어서 여전히 조사 중인 사례는 66명(10.7%)이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은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돌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제활동과 등교수업 등을 고려해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떨어질 때까지 강화된 수도권 방역 조치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를 살리고 여름 대유행을 막기 위해선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대한감염학회장 이사장)는 “5월 6일 생활방역 전환이 실패했다는 것을 빨리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국민들의 경각심을 한순간에 끌어올리는 것은 이 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환자가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일상이 허물어져 경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상황처럼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면 록다운(LOCKDOWN)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러면 경제 상황은 더 안 좋아지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잡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현재 수도권 확산은 심상치 않다. 이게 가을에 터졌으면 이미 난리가 났다. 대구 꼴 나는 것이다. 지금 여름인 것을 감사해야 한다. 근데 다르게 말하면 결국 지금처럼 여름에 터진 것이 오히려 문제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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