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와이드] '소주성 설계자' 홍장표 "아직 '증세 카드' 꺼낼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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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정치팀 팀장
입력 202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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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장표 대통령 직속 소주성특위 위원장 특별 대담…'증세 시기상조론' 주장

  • "한국, IMF·OECD 기준 재정 여력 충분"…증세의 중장기적 사회적 합의 역설

  • 재정준칙 일시 중단한 EU 다시 논의…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상향 힘 싣기

  •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 등은 '소주성 철학'…"사람이 자산" 휴먼뉴딜 띄우기

  • '소주성 시즌 1' 아쉬운 대목 묻자…"최저임금·자영업자 대책 같이 나왔어야"

홍장표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집무실에서 한 본지와의 대담에서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은 이명박(MB) 정부의 녹색성장과 철학이 다르다"며 "그린 뉴딜은 사람 중심의 휴먼 뉴딜"이라고 말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당장은 증세 여력이 없다." 뜻밖이다. 'J(문재인 정부 경제정책)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린 홍장표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특단의 재정 정책을 주문하면서도 증세 논의는 중장기 과제로 돌렸다.

전 세계에 'R(경기침체)의 공포'가 엄습한 이후 한국은행조차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선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설계자가 이른바 '증세 시기상조론'을 편 것이다. 소주성은 '가처분 소득 증가→내수 진작→기업 투자 증대→일자리 창출' 등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경제정책이다. 이른바 '한국판 임금주도성장론'인 셈이다.

홍 위원장은 증세의 속도 조절을 편 이유로 '내수 활성화 저해'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를 밑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꼽았다. 재정 여력이 충분한 만큼, 당분간 증세 없이도 재정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4·5면>

◆"EU 재정준칙 재논의 때 韓도 상향조정"

홍 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집무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대담에서 '증세 필요성'에 대해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를 연장한 상황에서 (증세 카드를 꺼내는 것은) 내수에 찬물을 끼얹어버리는 것"이라며 "(당장의) 증세는 국난 극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 기준으로 봐도 재정 여력이 충분한 나라에 속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추정치는 43.5%로, OECD 평균치(11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논리다.

대담은 화약고 이슈인 '재정 건전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홍 위원장은 "앞서 합의한 재정 준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유럽연합(EU)은 코로나19 극복 이후 이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며 "EU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기존 60% 이내)을 80∼90%로 늘리면 우리는 그보다 조금 낮춘 마지노선을 만드는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의 심리적 마지노선(40%)은 EU 재정준칙이자 유로존 가입조건인 60%보다 20% 포인트로 낮춰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재정 부담 등을 고려한 조치다. EU 재정준칙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최대 90%로 상향 조정하면, 우리 기준도 최대 70%까지 늘릴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홍장표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봐도 재정 여력이 충분한 나라에 속한다"고 말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고용안정 가장 중요"··· 소주성 시즌2 준비

하지만 국가채무 증가의 속도나 기축통화국과 비(非)기축통화국의 단순 비교 무용론 등은 여전히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한 지점이다. 3차 추경안을 반영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43.5%)은 반년 사이(지난해 말 기준 35.9%) 5.4%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1997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1.18%)의 5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홍 위원장은 "전 세계가 역성장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가 돈을 풀지 않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역성장 쇼크 땐 '확장적 재정정책→내수 진작 등 경기 활성화→GDP 증가→재정 건전성 회복'이란 분모 키우기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포스트 코로나 길목에 선 홍 위원장은 '소주성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과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의 밑바탕에는 소주성 철학이 깔려 있다. 홍 위원장은 "소주성 가치를 재발견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과 자영업자 대책이 같이 나오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홍 위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고용 안정'을 꼽았다. 그는 '휴먼 뉴딜'을 언급하며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나 저소득층에 대한 취업지원 강화 등도 결국 '사람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확신이 섰다. 사람이 자산이고 사람이 먼저"라고 전했다. 

[대담=아주경제 이용웅 편집인, 정리=최신형 정치팀장]​
 

홍장표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맞아 '소주성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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